Page 32 - 고석찬 작가 개인전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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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V    고요 속으로



                                                                   꽃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빈 섬에 갇힌 그 날
                                                                   견고한 날들이
                                                                   반쯤

                                                                   묻혀 갈 때쯤
                                                                   겉장에 새겨진
                                                                   지워지지 않던 이름을 지웠어








                                                                   암호같이
                                                                   맹렬하게 비밀을 파고드는

                                                                   지워지지 않을 꽃을 보았어
                                                                   예고도 없이

                                                                   그날
                                                                   살인자가 되었어







                                                                   뚝

                                                                   뚝
                                                                   붉은 피 흘리며
                                                                   겨울은 그렇게 죽어 갔었지






























                                        K  O      S  E  O   U  K      C  H  A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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