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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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며 새해불공 마친 다음날 요양원에서 열반에 드셨다는 것이었다. 며칠 후
스승님은 보살님 댁에 방문을 가게 되었는데 보살님이 장례식장에는 못가보고
장례식 후 아주머니 집에 부의금을 전해주며 조문을 갔는데 아주머니의 남편
과 자녀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하면서 당신이 왜 여기에 오느냐며 부의
금도 필요 없다. 우리 집에서 당장 나가라며 쫓겨났다고 했다. 스승님은 보살님
께 무슨 마음으로 불공을 하셨냐고 물으니 보살님이 대답하길 마주칠 때마다
죽일 듯 달려들어 때리고 학대를 하니 이대로는 내가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
주머니가 내 눈에 안 띄고 편안하게 일도 다니고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
고, 현실에서는 아주머니의 남편분과 자녀들에게 아주머니를 잘 지키던지 요양
원 등에 보내서 보살님께 해코지를 못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인과는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고 했다. 보살님의 그른 마음이 아주머니의 남편
과 자녀들의 마음과 어찌 다르겠는가.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불공을 하면 서원
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간절한 마음 이면에는 이기적이고 악한 마음
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잊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마음, 남 보다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등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그른 마음과 탐진치가 자신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내 마음을 고치는 방법
이 탐진치를 지비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불공을 통해서 마음을 닦는다고 하면서
겉으로 남에게 보여주는 불공이 아닌 자기 마음을 여실히 알고 지심으로 참회하
고 실천하는 것이 그른 마음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음공부는 현
재의 내 마음을 바로 알고 고치고 참회하여 본심으로 돌아가는 공부이다.
심인불교에서 제일 나쁜 것은 탐진치이며 제일 좋은 것은 지비용智悲勇으로
써 탐진치를 없애는 것이다. 안으로 지비용을 일으키고 밖으로 일체중생에게
희사하면 지비용이 실천된다. 삼독을 없애려면 지비용을 일으키고 지비용을 일
으키려면 희사를 해야 한다. 고통은 삼업에서 오며 심업心業이 근본이다. 지비
용으로 심인을 밝혀야 한다. 보이지 않는 법신을 깨달아 가면 무의식 중 착한
일을 하게 된다. 탐진치 삼독을 없애면 본심이 드러나고 본심이 드러나면 지비
용이 실천된다. 탐진치 삼독을 지비용으로 화化하게 하는 것이 선정이다.
(실행론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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