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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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김거리






                        불교,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인터넷에서 증강현실을 찾아보니 인터페이스, 3D 가상공간이 나오고, 이것
                 을 이해하자니 프로토콜, 마커 인식이라는 말이 나오며 다소 과장하자면 무한

                 에 가까운 새로운 용어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이것을 언제 다 이해하나라는 현
                 애상(懸崖相)이 생긴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

                 으로의 세대는 실제와 가상현실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가상공간 체험을 하게 되었다. 어떤 회사가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한 공간에 넋을 잃고 말았다. 마치 정토계 경전이나

                 ‘화엄경’ 등에서 이야기하는 장엄세계가 그대로 펼쳐질 수 있음에 또한 놀랐다.
                 그곳에서 헤어진 사람들, 친구, 조상, 사별한 남편 혹은 부인 등을 만나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다. 빠져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제 불사(不死)의 과학 덕
                 분에 생명의 영속성마저 현실화된다면, 인간 존재의 의미를 추구했던 실존철학

                 을 다시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증강현실은 대형 IT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3차
                 원 세계에서 현실과 거의 같은 삶이 이루어진다. 이미 인게이지에서는 회의나

                 이벤트 프로그램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다양한 형태의 법회를 개
                 최할 수 있다. 공간을 초월해 지구 모든 사람들이 들어와 참여할 수 있다. 다채

                 로운 선방도 개설할 수 있다. 이미 알트스페이스에서는 실시간 명상을 하고 있
                 다. 구체적인 선(禪) 지도를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열어갈 수도 있다. 석가모니

                 불이나 아미타불을 재현시켜 부처님들의 설법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각각의 경
                 전 설주(說主)를 모시고 생생하게 법문을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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