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신원_영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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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었기에, 그 남자를 지하의 재단실로 보내기로 합니다.
그 재단실은 왕국의 공공연한 비밀로, 굴곡진 모양의 국민들이 엄격한 왕국의 기준에 맞지 않을때 커다란 기계에 사람
을 넣고 펀치로 각진 모양을 찍어내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곳을 통과한 남자는 반듯한
사각형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둘의 사랑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삼각형 공주 앞에 다시 선 남자는 그녀와 함께 춤을 추었고, 그녀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남자의 모서리가 점점 둥글어졌습니다. 이 둘은 반듯한 성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로 하고 도망을 치고,
이 둘의 앞날은 완벽한 하모니처럼 이어졌다고 합니다. 새로운 땅에 정착해, 각진 도형이 아닌 아이들을 많이 낳고, 각
지고 뾰족해야 완벽한 것이라는 규정에서 벗어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반면 결혼식에 딸과 사위가 나타나지 않자 왕과 왕비는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뻣뻣한 자세로 그들을 기다렸다고 합니
다. 왕은 참을성과 믿음에 관한 일장연설을 준비했고, 왕비는 자신의 뾰족한 도형을 이용해 완벽한 세모모양의 케이크
를 만들었는데도 말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들은 아직도, 지금 이 순간까지도 각을 잡고 서서 언젠가 그들이
돌아오면 따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저자 소개
마리-로흐 크루시는 예명은 Cruschiform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예술, 그
래픽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과 타이포그래피가 모두 교차하는 영역에 해당합니다. 색감과 기하학적이고 규격화 된 디자
인에 민감한 그녀는, 그래픽 디자인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장난스럽고, 시적이고, 심지어 교육적이기까지 한 방법으로 끊
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는 서사의 우주를 창조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물음표를 제기하고자 하는 욕구가 동력
이 되어, 자신의 감수성을 쏟아 부어 집필한 수상작 여러 권을 배출하며 아동 문학 커뮤니티에 기여하였습니다. 언론
문화 면의 리뷰에서 그녀를 점점 더 자주 볼 수 있게 됨으로써 지난 수 년 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려 왔으며,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와 문화 이벤트와도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졸은 저자 겸 일러스트레이터이며, 만화가이기도 합니다. 단편 만화영화의 컬러리스트로 출발하여, 다양한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자주 아동서 작품을 내놓고 있으며, 잘 알려진 큰 브랜드와 기업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