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제6권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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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의 부인이 하는 말이 여보 소지낭자 이제 때고 되고 시도 됐소마는
이제 모두 자기 귀신이 다 떠났으니
아무리 오다가다 만나는 인연이 맺더라도 합환주 한 잔이 없으리까
독주를 걸러내어 갖은 안주 차려내어서
주안상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서
소지랭이한테 잔을 올려 잡수시오 잡수시오
이 잔 한 잔을 잡수시면 천년만년을 가도 싸우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욕도 말고
일평생을 재미나게 의리좋고 화목하게 잘 살아봅시다
이게 이런 권주가 바람에 덜컥 덜컥 받아먹고
술취해 잠들여 놓고 가만히 문을 열고 나와
첩의 부인이 하는 말이
군왕님아 군왕님아 소지랭이 술취해 잠들여 놓았으니
영실이라 있거들랑 소지랭이 원수부터 갚으소사
청새홍새가 되어 하우양님이 나타나서
소지랭이 목을 누루며 여봐라 소지랑아
소지랭이 깜짝 놀라 일어나며
17)
자서이 하늘이 높거든 올라다보고 땅이 깊거든 내려다봐라
자서이 쳐다보니 아주 생전에 못 볼줄 알았던
하우양님이 나타났구나 아~
소지랭이란 놈이 개과천선하고 빌면서
모든 일이 잘못 됐으니 쌀이며 돈이며 숨은 재산 아홉 말에
도로다 실어다 줄테니 목숨이나 살려달라 애원하니
하우양님이 괘씸하고 지만해서 널 같은 인간을 살려주면
옛날 이 시적부터 우리 조선 십이지국이 망할테니
소지랭이는 죽여서 예~ 거리거리 도당굿 하는 데나
천하장국 지하장군을 해서 세워서
오고가는 행인의 인물 자랑이나하고 절이나 받게 받아먹게 점지하고
오산시사 첩의 부인은 죽여서 이 산 저 산 명산대천의
거리거리 서낭으로 마련해서 오고가는 행인의 돌 품매나
받아먹게 점지하시고
제
6 이 소지랭이 자식은 이 산 저 산 똥을 마련하여
권
28 17) 자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