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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조께서는 농업에 관심이 많아 전국에서 우수한 농업기술을 모아서 그 기술을 『농사대전(農
事大典)』이라는 책으로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여 생산량을 높이고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을 할 수 있도
록 하였다. 그리하여 농업에 관심이 많았던 정조 임금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현대농업의 기초가 되는
농사 기술을 만드신 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조의
정책에도 보릿고개를 피
해갈 수는 없었다. 역사적
으로 볼 때 고대로부터 조
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보
릿고개의 기록은 역사 속
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보릿고개란 하곡인 보리
가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에 거둔 식량이 모두 떨어져서 굶주릴 수밖에 없었던 음력 4~5월의 춘궁기를 이르는 말
이다. 이때는 풀뿌리와 나무껍질 등으로 끼니를 잇고 걸식이나 빚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으며, 수많
은 유량민이 생기고 굶어 죽는 사람 또한 속출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릿고개에는 초근목피
3)
로 연명하여 부황증(浮黄症) 에 걸린 농민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보릿고개에서 벗어난 것은 1960년 후반부터이다. 보릿고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촌진흥청이
1970년도에 통일벼를 개발해 부족했던 식량을 해결할 수 있었고 특히나 통일벼를 재배해 전국 농가
에 보급함으로써 우리 쌀을 자급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농업기술의 발전은 시대별로 구분할 수 있다.
1960년대 농촌진흥청의 시작과 함께 농업혁명의 태동기를 맞이했고, 녹색식량 확보로 부족했던 쌀
을 충당했던 1970년대 녹색혁명기, 한겨울에도 채소나 과일을 먹을 수 있는 하우스 작물시대를 연
1980년대 백색혁명기, 기술개발을 통해 농업의 품질경쟁력을 높였던 1990년 품질혁명기, 다양한 기
술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기술혁명을 이룬 2000년대 지식혁명기를 거쳐 농업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는 2010년 이후 가치혁명기, 이렇듯 농업이 첨단과학기술을 만나면서 이제 보릿고개는 옛말이 되
었다.
자연이 주는 태양과 바람과 비와 함께 농업에 접목된 다양한 과학기술은 사계절 넘쳐나는 먹거리
를 제공했고 더불어 농업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오산시사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농업은 고령화, 농촌인구감소, 곡물자급률 하락으로 인한 농가소득정체 그
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까지 삼농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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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래 굶주려서 살가죽이 들떠서 붓고 누렇게 되는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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