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한미기업인친선포럼 25.9,10월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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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正常化)를 위한 건설적 로드맵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이는 정상회의의 가치를 크
게 떨어 뜨리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회의 가치를 높이는 하나의 큰 책무가 있다. 즉
이 회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참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트럼프
의 관세공격도 그 근원을 파보면 중국의 수출공세를 막아 보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만일 경주 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 정상이 상호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호혜적 통
상관계를 구축하는 길에 나설 수 있도록 마당을 깔아 주는 역할을 의장국인 한국이
맡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APEC 내에 미, 중, 일, 한, 러가 참여하는 소
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들이 자주 만나 그동안 뒷전으로 물러나 있던 FTAA (에이팩자
유무역협정) 구상을 재 가동시키는 일이다. 당분간은 트럼프 관세공격은 어쩔 수 없
다 하더라도 앞으로 미국도 경쟁력이 향상되고 수출이 자력으로 늘어 나게 되면
APEC 전체가 자유무역을 구사하자는 제안이다. 내년엔 중국이 의장국이므로 중국측에
서도 관심이 있을 것이다.
의장국으로서 추가적으로 한국이 시도해야 할 사항이 또 있다. 정상회의 최적지로 경
주를 선택한 데에는 큰 뜻이 있었다. 지금 막 세계적으로 피어 오르고 있는 K-컬쳐
의 능력이 세계인의 정서를 밝고 맑게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그 배
경에는 한국의 역사적 내력과 한국인의 문화 사랑 정서가 깊이 새겨져 있음을 알릴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번 APEC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 경주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첫째, 우리나라의 APEC 전문가들이 정상회의에 바라는 바를 정리해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에서 제시하기 힘든 사항도 학자적 차원에서 용
감히 발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발표자 중 한 분이 근대 세계 경제사에서 인류
가 만든 하나의 금자탑이라고 볼 수 있는 다자주의 기구, 즉 WTO (World Trade
Organization)를 복원하자는 주장을 의장국 입장에서 (비록 학자적인 주장이긴 하지
만) 내 놓았다는 점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르고 있는 관세전쟁을 APEC 국
가들이 피할수는 없을 지언정 이 관세전쟁이 소강국면에 접어 들면 그동안 무너졌던
WTO 체제를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은 것이다. 셋째, 이번 세미나에
미국의 AKBFF 회원들이 다수 참여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압박에 대해
미국 국민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과연 미국의 여론이 WTO와 같은 숭고한 다자주의
체제가 무너져도 괜찮다고 생각 하는지에 관해 견해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