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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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 162.2×130.3cm, oil on canvas Paradise, 130.3×97.0cm, oil on canvas
자연을 모티브로 한 나의 작품 세계는 힘든 삶 속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공감,
끈기와 인내, 밝은 긍정의 기운, 위안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거북들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바다로 전력 질주해야 한 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공간을 지배하는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그만
다. 그러나 숨을 곳 없는 모래사장에서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바닷새들에게 먹 큼 더 빠른 속도에 떠밀리며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는 반복된 일상들을 보
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을 연속적으로 마주하지만 포기하 낸다. 마을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사이버 도시로 이동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지 않고 성공해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더 여유를 갖지 못한 채 메마른 사막과도 같은 삭막한 현실을 마주한다. 사람
들은 누구나 힐링의 시간이 필요하다. 모래사장을 벗어나는 거북이처럼 버둥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는 길이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자욱한 안개 같았다. 버둥 살아가는 사람들의 처절함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치유하기 위해 나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마주하는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 를 파라다이스로 이끌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나의 작품 세계는 힘든 삶 속
의 길을 찾기 위해 나 자신과 부단히 싸우며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 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공감, 끈기와 인내, 밝은 긍정의 기운, 위안
간다. 느리지만 꾸준히... 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지칠 때 찾는 일상적인 모
습을 가득 담음으로써 에너지와 생명력을 전달하고, 도시 생활에선 찾아볼 수
느림의 미학에서 인간은 시간 속에 살아가는 존재라 말한다. 오늘날 도시에 없는 싱그럽고 활기찬 자연을 통해 마음에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나의 작품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그 누구보다 시간에 더 얽매여 있다. 자본과 권력이 오 을 보는 동안 즐거움과 기쁨 등을 함께 나누며 공감과 치유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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