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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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작가를 만나다
어둡지도 밝지도 어쩌면 바람이 어렴풋이 분 날에 깨달음을 얻다, 130.3x160.2cm, 캔버스에 아크릴, 2020
가끔은 선명하지 않아도 작품 속 캐릭터들은 언젠가의 작가의 모습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를 살고 있는
임지민 작가 누군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캐릭터를 통해 변주되는 그들의 이미지를 통해 역
설적으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고자 하였다.
강자와 약자의 양면성을 보이는 호랑이 무늬를 한 토끼, 검은색의 절대자, 그
리고 가면을 쓴 캐릭터들은 현대인의 페르소나이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글 : 이문자 (전시가이드 편집장) 현 시대의 경쟁과 불안, 상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풍자와 역설의
장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전 명화 등의 패러디와 차용의 형식을 이용
하기도 한다.
임지민 작가는 현대 사회 사람들, 특히 비뚤어진 욕망 속에 경쟁하고 있는 사 경쟁에 이기기 위해 스펙을 기르고, 더 높은 곳을 위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
람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작업을 한다. 누군가와 늘 비교되는 자본주의 린 채, 오로지 결과만을 보며 달려가는 그들의 게임은 마치 공중 그네의 곡예
사회속에서 경쟁적으로 살아왔던 작가 자신의 삶을 통해 강박적인 욕망과 경 처럼 불안하지만, 그 속에서 사유와 주체성 회복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쟁의 모습 뒤의 공허함, 타인에게 보여지는 삶이 보다 중요하게 된 현대인들
의 개별 고유성 소멸에 대한 사유의 작업을 기반으로 지난 해 11월 아트필드 임지민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물과학과 졸업 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갤러리(영등포구 선유로 93) 기획 초대전, '가끔은 선명하지 않아도'라는 전시 회화전공을 졸업하고 개인전 및 수 회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앞으
로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로 청년 작가로서의 행보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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