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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보다도 영양가가 풍부한 단백질덩어리 들이기 때문이다.
쌀기름이 잘잘 흐르는 검정콩밥에 시 금치국, 하얀 속살이 벌겋게 버무린 도라지 무침을 넣고 비벼낸 도라지비빔밥, 금방 캐 낸 더덕을 갈비구이처럼 양념해서 구워내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혹시 냉장고에먹다 남은 와인이나 콜라가 있으면 팔진미 오후청 을이맛과바꿀소냐!후식으로홍삼액을마 시니 천하가 태평이다.
나는 우리 집 식단을 몬도가네밥상이 라 부른다.그런데 몬도가네를 요리하는 재 료들은 대부분 소꿉농장에서 키워낸 자작농 산물들이다. 30평짜리 에덴농장에는 야채 를 가득 심어놔서 봄에서 초겨울까지 뽑아 먹는다.에덴의 동쪽10평짜리 아리랑농 장에 더덕과 도라지를 심었다. 심은지 4년 이 돼서 슬슬캐먹기 시작한다.물이 빠질 때 쯤 아내는 바다로 나가 한시간만 어슬렁거리 면 미루과이 맛 꽃게 고급조개들을 줍는다. 몬도가네식단은 자연산 자급자족이다. 병든 남편의 입맛을 맞추다보니 아내의 요리솜 씨가 일취월장하여 이제는 대장금이 됐다.    
공약3장: 걷는 게 운동이다. “여보, 골프를 쳐보세요. 노인들에게 골프처 럼 좋은 운동이 없대요.”
“엄마가 나가는 YMCA 체육관에 나가세
요, 엄마도 졸라대셨잖아요?”
모녀가 졸라대지만 난 꿈쩍을 안한
다.난 스포츠는 순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다. 돈이 들어가는 운동은 스포츠가 아 니라 장삿속처럼 보인다. 아내는 매월50불 을내고운동하러다닌다.골프는더들어간 다. 무얼할까? 번개처럼 순간을 가르고 떠오르 는 계시! ‘걷자 걷는 운동을하자’
걷기는 어린 시절부터 해온 나의 단골 종목이 아닌가? 난 초등학교 때 6년 동안 왕복 6킬로를 매일 걸어 다녔다.중학교때 는 3년 동안 왕복12킬로를 걸었다. 30년 전 이민 오기 전에는 서울에서 성남까지 걸 어가 봤다. 이민와서는 하루종일 뉴욕을 걸 어 다녔다. 내가 사는 퀸즈를 출발하여 부르 크린 맨해튼 브롱스를 돌아 다시 퀸즈로 돌 아오니 하루해가 저물어갔다.  
난 걷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어쩔 수 없어서 걷는 것이다. 그런데 파킨슨병이후부 터걷는게좋아졌다.걸으면서봐야세상에 아름다운 게 보인다.말 타고 달려면서 보 는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는 꽃과 나무 새 와다람쥐를볼수없다.천천히걸어야멀리 간다.빨리 걸으면 금방 지쳐서 10리도 못 간다. 혼자서 걸으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경지에 이른다. 난 돌섬10년을 매일 혼자 서 걸었다. 그리워하면서, 사색하면서, 구상 하면서 걷다보니돌섬통신을 쓰게 됐다. 병든 몸으로 걷는지라 기진맥진 넘어질 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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