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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지 말거라
차문환
필라복음신문 발행인
자꾸 잊어버린다고 뭐라 하지 말아라. 기억을 못한다고 너무 나무라지마.
그러고 싶어 그러는거 아니잖니? 나도 아름다웠던 나의 삶, 기억하고 싶고 계속 잘하고 싶단다.
방금 한 말 또 하고,
가끔은 똑같은 말 자주 하더라도 잔소리라 생각 말고 흉보지 말거라.
가끔 집안을 어질러 놓고, 그릇을 놓쳐 깨뜨리더라도, 뭐라 하지 말거라.
뭐라 하면
주눅 들고 눈치 보게 되어 잘할 것도 더 못 한단다.
가끔 네가 부탁한거 잊어버리고 손주녀석들 잘 못 본다고 뭐라 하지 말아다 오.
나이가 들어가니 점점 기억력이 쇠하고
손발이 떨리고 힘도 빠지더구나.
갈수록 주책없어지고
깔끔하지 못하더라도 뭐라 하지 말아다오
몸에서 냄새가 나고 옷매무새가 단정치 않아도 아름답다고 말해다오.
이제 점점 더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리고
나도 잃어버리며 살아갈 날이 다가오는데 슬프고 두렵기만 하단다.
얘야~
행여 내가 너를 잊어버려도
나무라지 말고
네 따뜻한 마음으로 꼬옥 안아주기 바란다. 어쩌면 사랑스런 네 품은
기억이 날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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