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b-clip 11
P. 43

서로 다른 것들 간의 관계이다.
퓨전은 두 개가 서로 다르지만 한쪽이 주된 요소이며 다른 한쪽이 부요소로 결과적으로 주 에 편입되어 주를 변화를 주어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혼종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둘 이 서로 양립하여 각각의 차이와 사이의 간극을 통하여 어느 쪽으로 편입되지 않는 새로운 제삼의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 점이 현재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데 두 개의 요소 간 ‘사이’는 두 요소 간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며 또 서로 공존하는 상태 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퓨전은 재즈팝의 경우를 들 수 있고 혼종의 경우는 현재 진행형이 다. 그 중의 한 예로 음악 중간에 이국적 언어 등의 효과음 혹은 소음을 삽입하여 자신들의 음악과 병치시키는 경우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Airbag/How Am I Driving?’ EP의 한곡인 ‘어 리마인더A Reminder’에서는 도입부에 효과음을 삽입했는데 그것은 지하철안내방송으로 체코 의 프라하에서 녹음된 체코어로 영국인들에게는 이국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가사 는 이 이국적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 이국적 요소와 곡 전체간의 연관성이 없는 상황은 더 나 아가 음악적으로도 서로 맥락이 없이 한 곡에 병치함은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이상한 파급력을 주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이것은 주와 부가 있는 퓨전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흥미로운 사례로, 아이슬란드 포스트락그룹 위메이드갓We Made God이란 밴드는 ‘Oh Dae Su’란 곡에서 박찬욱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의 영화 대사를 음악 도입부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곡 제목이 ‘오대수’인 만큼 전반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서사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것으로, 제 목과 대사 간의 맥락은 서로 있지만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음악의 경우 화 면과 자막이 없이 한국어를 음으로만 듣게 되어 가사나 언어라기보다는 소음 혹은 효과음 이 되고 이국적인 요소로 부각된다. 이것도 역시 전곡의 서정적인 포스트락 음악 분위기와 상이함으로써 서로 부조화된 관계로 라디오헤드의 ‘어리마인더’와 같은 취지라고 할 수 있 다.
새로운 소재를 위하여 지역의 전통적 요소와 조합하는 시도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모더니 티의 핵심적 요소인 국제주의에서 탈피하며 토속적 특색으로 지역주의를 내세우는 차별화 시도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취지이며 더 나아가 앞서 언급한 유럽권에서 이국적 요소의 삽입 시도를 하는 혼종의 새로운 대안으로 이것 역시 포스트모더니즘과도 연결된다.
또한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음악이 메이져 매체 및 유통을 장악한 대형 레이블에서 주 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어 전반적인 주류와 유행이 그 몇몇 개별의 유통에 의하여 형성된 수 목적 구조로 소비되어왔다면 현재 디지털시대의 음악은 인터넷을 통하여 디지털매체로 전 달되는 시스템(예를 들어 bandcamp)으로 개별, 개인이 보급을 할 수 있게 된 리좀구조로 유 통되기에 주류인 영미권이나 유럽권이외의 러시아 폴란드 등의 동유럽권과 중동지역 북아 프리카, 더 나아가 중국과 대만 그리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의 국적불문의 세계 전 지역에서 각자의 고유한 풍토에 바탕을 둔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것
11


































































































   41   42   43   44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