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월간사진 2017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Sep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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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079)칼럼(중국)(수정)_월간사진  2017-08-23  오후 6:46  페이지 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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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20년대 회화주의에 영향을 받았던 리우반농이 촬영한 사진 ‘The Dance’ 2 1930년대 리얼리즘에 영향을 받았던 첸런타오가 촬영한 ‘비오는 상하이’
                                                                              3 1930년대 리얼리즘 경향 속에서 중국 전통 그림을 모티프 삼아 문학적으로 촬영한 후보시앙의 사진
                                                    4 1930년대 기하학적인 모더니즘에 영향을 받아 건축물을 촬영했던 량징산 5 2014~2015년 사진시장에서 가장 높은 작품 가격을 기록한 장후안의 작업







                   이고 문학적인 사진이 인상적이다. 기계화, 획일화를 이야기하는 모더니즘 경향도 있었          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공부한 젊은 유학파들이 시장에 유입된 결과다. 이미 현대사진에
                   다. 리우반농(劉半農), 첸런타오(陳仁濤), 후보시앙(胡伯翔), 량징산(郎靜山) 등이 당시      익숙해진 터라 거부감 없이 사진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기술이 예술을 만
                   활동하던 대표적인 사진가들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1949년 공산당의 승리와 함께 그        드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도 사진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맥이 끊어진다. 그런 정치적인 배경은 1970년대 개혁·개방 시기까지의 중국 사진 관련        인식의 변화는 시장의 성장을 가져왔다. 상하이 사진 전문 갤러리 M97 디렉터인 스티븐
                   자료를 발견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해리스는 “중국에서 사진 컬렉션의 규모가 ‘급성장’했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사진 시장
                   중국 사진이 급격하게 변화된 건 1970년대의 개방·개혁과 ‘천안문 사태’ 역할이 크다.       에 대한 인식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PHOTOFAIRS 상하이’ 디렉터 페이페
                   특히, 제프 와이드너(Jeff Widener)의 ‘탱크맨(Tank Man)’ 사진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  이 한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의 변화를 체감한다.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과 열
                   석이다. 이 사진을 통해 중국의 실상이 해외에 널리 알려졌고, 젊은 세대 사이에선 근대        정이 늘어나는 데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PHOTOFAIRS 상하이’의 성
                   화 물결이 강하게 일었다. 많은 갤러리들이 중국에 문을 열었고, 디지털 사진과 첨단 인        황이 이를 증명한다. 세 번째를 맞이한 2016년 행사에는 3일 동안 무려 2만7천 여 명이
                   쇄 방식이 도입됐다. 미술학교에선 전통 회화와 조각 외에도 사진을 매체로 선택하는 학         다녀갔다. 더구나 부디 텍(Budi Tek)과 루쉰(Lu Xun), 차오즈빙(Qiao Zhibing), 찰스 진
                   생들이 늘어났다. 물론 역사를 기록한다는 인식은 여전히 유효했다. 다만, 그 방향성이 달       홍웨이(Charles Jin Hongwei) 같은 슈퍼 컬렉터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들이 방문했다
                   라졌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젊은 세대들의 바람이 반영됐다고나 할까. 프로파간다가         는 건 조만간 사진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사진 시장의 양적·질적 팽
                   아닌, 중국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즉각적으로 기록하고 알리겠다는 움직임이 강했다. 해          창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역시 세계 무대에 중국 사진이 홍보가 된다
                   외 문물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한 몫 했다. 사진 내용과 형식도 크게 달라졌다.    면 중국 사진 시장이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어쩌면 현대미술이 그랬듯 중
                   중국의 사회적 풍토를 반영하던 리얼리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 추상적 형          국이 현대 사진 시장의 중심이 되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모른다.
                   식의 사진들이 등장했다. 짙은 중국 향을 유지하면서도 파격적인 것이 인상적인 사진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 첫 번째는 자기 검열이다. 문화·예술 검열에 중국 정부의
                   이다. 왕칭송(王庆松), 장후안(張洹), 양푸동(杨福东) 등을 필두로 롱롱&인리(榮榮&映       개입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
                   里), 리우정(刘铮), 션웨이(沈玮), 장샤오(张晓), 첸샤오윤(陈晓云), 천저(陈哲) 등이 오   법을 강구한다는 건 곧 자기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직관적 매체인
                   늘날 중국 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사진가들이다.                            사진의 매력과 창의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마오쩌둥의 그늘에
                   사진 시장의 흐름도 이와 비슷하다. 시장이 갓 활성화되기 시작한 무렵에는 19~20세기        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현대
                   의 리얼리즘 사진을 선호하였지만, 최근에는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사진에 관심을 보이           미술에서 동어반복을 하는 중국 작가들이 많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이
                   는 추세다. 제1회 ‘PHOTOFAIRS 상하이(2014년)’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같은 작업들  러한 점을 언급하는 관람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호도하기엔 너무나 날
                   이 주를 이루었지만, 제3회에 와서는 출품된 700장의 사진 대부분이 현대 작업이었다.        카로운 지적이다. 계속해서 역사의 굴레에 얽혀 작품을 제작하는 건 컨베이어 벨트 위의
                   사진이 현대미술 사이에서도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형이상           공산품을 제작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굳이 마오 시대의 사진으로 돌아가
                   학적일지라도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매체가 사진이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높다는 의미           고자 한다면 우리가 애써 말릴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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