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월간사진 2017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Sep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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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3)컬처-길과예술(4p)최종(수정)OK_월간사진  2017-08-23  오후 7:17  페이지 123




























                                                   로버트 인디애나, LOVE                                                          최정화, 골든 크라운












                   리조트가 곧 미술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지난 4월 20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복합 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Paradise City)’가 개장했다. 축구장 46배 크기인 약 10만 평 부지에 자그마치 1조 3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본력이 투입된 화려한 리조트가 생겨난 것. 외관은 마카오 최고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그곳에 설치된 예술작품들의 화
                   려한 면면이다. 파라다이스시티에는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도 보기 어려운 국내외 유명 작
                   가들의 작품이 자그마치 2,700여 점이나 전시되어 있다.
                   정문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건 분수에 설치된 최정화의 ‘골든 크라운’이다. 멀리서 보면                                                   데미언 허스트, 골든 레전드
                   마치 왕관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그 주변에는 수보드 굽타와 박찬걸의 작
                   품이 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파라다이스시티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데미언 허스트
                   의 ‘골든 레전드’를 만나볼 수 있다. 신화적 동물인 페가수수를 실재의 형상물로 구성한 작
                   품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뮌의 ‘유어 크리스탈’과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이 위아래로 배치
                   되어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위해 제작한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파라다이스 프루스트’도
                   있다. 작품 높이가 4.5m로 세계 최대 크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리조트 곳곳에 로버트 인디
                   애나와 쿤 반 덴 브룩, 피터 핼리, 김호득, 이세현, 장승택 등의 작품들이 있다. 숙박을 한다
                   면 객실 내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파라다이스시티는 예술작품을 보기 위해
                   굳이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가지 않아도 될 법한 화려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선뜻 방문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위치적인 특성 때문이다.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에 내려서 자기부상열차로 환승해야 한다(도보로 갈 경우 약 25분 소요). 가는 동
                   안 “멀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를 정도다. 하루를 투자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작품 관리’다. 사드 여파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파라다이스그룹이 적자로 전환됐는데, 관광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향후 고가 작품들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궁금하다. 그런데 관광객이 많아져도 골칫거리일 듯하다. 작품 관리·감
                   독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관광객이 위주였던 성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대하는
                   관람객들의 아슬아슬한 태도가 종종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
                   우 작품을 어떻게 관리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뮌, Moving 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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