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월간사진 2018년 4월호 Monthly Photography Ap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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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앨범_최종_월간사진  2018-03-22  오전 10:07  페이지 136


























































               한국인의 삶의 궤적
               서재식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서재
               식이 촬영한 ‘소나무’다. 수십 년간 전국 각지에서 촬영한 소나무 사진을
               <Pine Trees in Korea>(한림출판사)라는 책으로 엮었다. 소나무는 한국
               인의 삶과 끈끈한 유대가 있다. 누구나 한국 땅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
               나무와 인연을 맺기 때문이다. 소나무로 지어진 한옥에 살다가 생을 마
               치면 소나무로 짠 관에 묻혀 흙으로 돌아간다. 또한, 가지가 휘거나 모양
               이 흐트러지기 쉬운 소나무 가지를 쳐주는 일은 부모가 성장하는 자식
               을 위해 헌신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소나무가 솔방울을 맺는 것은 인
               간이 후손을 남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단단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혹한의 날씨에도 상록의 빛을 발산하는 것은 어떤 고난과 역경
               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인의 기개와 닮았다. 사진집에는 꽃피는 봄부터
               눈꽃 휘날리는 겨울까지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의 모습이 담겨있다. 연
               속되는 비슷한 사진들에 지루함이 느껴진다면, 군데군데 등장하는 소나
               무 관련 전통문화와 미술작품, 전설과 민담 등을 읽어보자. 시각적 피로
               도가 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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