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월간사진 2018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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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최종_월간사진 2017-12-20 오전 11:22 페이지 1
Interview
과학과 사진을 접목시키다
오는 1월 12일부터 2월 25일까지 압구정 캐논플렉스에서 과학사진가 김유진의 개인전이 열린다.
우리에게 생소한 ‘과학사진가’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끈다. 어렵지만 신비로운 과학사진에 대해 작가를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에디터 | 오찬석 · 디자인 | 서바른
김유진 작가의 연구실에는 현미경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 장비들이 갖추어져 있다.
사진전 제목이 <거시와 미시>다. 어떤 전시인가? 는 천체만을 다루는 사진가는 아니다. 과학사진가로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거시와 미시’라는 제목으로 준비한 과학사진전이다. 아프리카, 호주, 미주 대륙의 과학사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오지를 다니며 우주의 별을 소재로 촬영한 ‘거시’ 시리즈, 그리고 현미경을 이용해 과학사진은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넘어선 대상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분야다. 측정,
벌레, 광물, 식물 등을 기록한 ‘미시’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평가, 분석 등을 목적으로 행해진다. 적외선·엑스레이처럼 특정 대역의 빛만을 이용
작품 주제를 설명해 달라. 하는 사진, 현미경·천체·항공·접사처럼 대상을 확대하는 사진, 초고속·타임랩스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대상 전체를 관찰하는 태도를 거시, 일부분을 세밀 럼 시간을 연장하거나 단축하는 사진, 그리고 홀로그램·키를리안·쉴리렌·VR처럼
하고 미세하게 관찰하는 방법을 미시라고 한다. 거시 사진의 작업 공간은 지구(4개 특별한 광학기술을 응용하는 사진 등이 있다. 이 분야의 권위자인 Sydney F. Ray의
대륙 22개국)이고, 미시 사진의 작업 공간은 나의 책상이다. 공간 자체가 작업의 의 말에 따르면 과학사진은 심해부터 우주 끝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연구대상을 찾을
미를 지니는 셈이다. 거시 시리즈의 주된 소재는 우주와 별이다. 가장 먼 천체대상인 수 있으며 응용범위도 넓다.
퀘이사(quasar, 140억 광년 거리)까지 고려하면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수없이 많은 과학사진이 일반적인 사진과 다른 점이라면?
별이 존재하고 있다. 반면 미시 시리즈는 지구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작은 암석과 매체적인 특성이 다르다. 과학사진은 측정, 평가, 분석을 위한 목적으로 사진을 기록
동식물을 소재로 한다. 미물로만 치부했던 것들이 우리에게 신비롭고 다양한 감정 하기 때문에 작가가 개입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촬영 전에 과학 실험에 버
을 선사한다. 밤하늘의 경이로움과 작은 대상들의 신비로움을 확인하는 과정은 새 금가는 수준의 변수 통제가 필요하다. 대상이나 현상을 기록한 사진을 통해 문제를
로운 깨달음을 준다. 대상을 보고 생각하는 것은 나와 대상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해결하기 위함이다. 반면 일반 사진은 작가의 주관적 개입으로 표현의 제약이 없다
이자, 과학사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다. 는 것이 특징이다.
과학사진가, 국내에서는 최초 아닌가? 예술로 승화된 과학이 궁금하다.
은사님을 포함해 과학사진가라고 할 수 있을만한 분들이 몇 분 있지만 대부분 학술 석·박사 과정에서 과학사진을 전공했고 세부전공으로 디지털 법과학사진을 연구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과학사진가라는 타이틀로 작업을 하고 개인전 다. 더불어 수년간 경찰연수원에서 과학수사요원을 대상으로 사진을 교육했기에 과
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넓은 의미로 보면 천체사진가도 과학사진가이다. 하지만 나 학수사관련 전문지식을 익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예술분야에서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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