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월간사진 2018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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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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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 박찬욱
박찬욱은 <아가씨>, <스토커>, <친절한 금자씨>, <올드 사진이란 매체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느낄 들이 주를 이룬다. 라이카 사진전과 때를 맞춰 발간된
보이> 같은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든, 한국을 대표하는 수 있는 작품들이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철저한 계획 책 <라이카, 영감의 도구>(아르떼 펴냄)에서 그는 자신
영화감독이다. 하지만 박찬욱에 대해 미처 알려지지 않 아래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그의 사진 의 사진에 대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거기에서 무
은 것이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진 마니아임을 공공 은 자신이 추구하는 영화와 정반대 지점에 있다. 박찬 언가를 발견하는 작업”이자 “그냥 정직하게 그 순간을
연히 밝혀왔고, 바쁜 시간 속에서도 꾸준히 사진 촬영 욱은 “ ‘언제나 쉽게 눈에 띄는 대상’에서 ‘절대 쉽게 눈 포착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
을 해왔다. 그의 숨겨진 내면을 읽을 수 있는 매체는 다 에 띄지 않는 순간’과 만나려고 조바심쳤다. 다만 풍경 라고 밝힌 윌리엄 이글스턴이 그랬듯, 박찬욱 역시 거
름아닌 사진이다. 2017년 겨울, 7명의 크리에이터들 이라면 정찰하면서 찾았고, 인물이라면 매복해서 기다 리에서 마주친 순간을 그만의 시선으로 박제시켰다. 영
과 함께한 <O! Leica-Das Wunder Werkzeug>전에서 렸다.”고 2016년 6월 발간된 사진집 <아가씨>에서 말 화감독 박찬욱이 아닌 사진가 박찬욱의 모습을 접할 날
자신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선보였다. ‘시선 했다. 그가 남긴 말처럼 그는 일상에 존재하는 반짝이 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순수하게 사진적 가치로 접
(Viewpoint)’이라는 주제 아래 라이카 카메라로 촬영 는 순간을 계획 없이, 그리고 우연히 포착한다. 주변에 근한 책과 개인전을 구상중이라고 책을 통해 밝혔으니
한 그의 작품은 친근한 듯 날카롭다. 평소 그가 얼마나 서 쉽게 볼 수 있기에 흔히 지나치게 되는 소소한 풍경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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