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월간사진 2018년 2월호 Monthly Photography Fe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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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8-01-23  오전 11:05  페이지 108














































               기억의 풍경           목 · 정 · 욱
                                “사진을 굳이 글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자신의 작업에 담긴 속내를 묻는 질문에 사진가 목정욱이 단정한 얼굴과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사진은 누군가가
                                지나친 평범한 일상의 흔적이자 또 다른 기억의 조각이다. 작가가 마주한 순간의 감정을 되짚어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사진을 소개한다.










               예술사진을 전공한 패션 사진가다. 말 그대로 예술사진        전은 패션 사진가 목정욱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 전시다.    사진집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 패션사진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2012년 있었던 <도시 지형학 조사>전에 이은 두 번째     정성스럽게 만든 사진집을 좋아한다. 다양한 사진집을
               대학에서 예술사진을 전공했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개인전이다. 사실 첫 번째 개인전 이후 전시에 대해 회      수집하고 있으며 독립출판 형태로 사진집 발간도 준비
               못하고 결국 그만두었다. 스튜디오 어시스턴트 생활을         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간 작품을 보여주고 끝나       중이다. 첫 번째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사진집
               하던 중 제대로 사진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영       는 전시 형태가 왠지 모르게 헛헛하게 느껴졌다. 전시를      발간을 앞두고 있다. 사진집은 오래 두고 간직할 수 있
               국 유학을 결심했다. 그곳에서 패션사진이 아닌 예술사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하지만 결국      는 소장품이기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고 싶다.
               진을 공부했고 작업도 열심히 했다. 당시 선보인 작업으       전시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 스스로를 정리해        목정욱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은?
               로 영국을 대표하는 사진전문 갤러리 ‘The Photogra-   야겠다는 생각에 개인전을 열기로 마음 먹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만드는 사진. 폭파되는 건축
               phers’ Gallery’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작품에 대한 고민만큼 보여주는 형식 자체에 대한 고민       물을 기록한 <도시 지형학 조사> 시리즈는 결국 기억에
               그 작업이 <월간사진> 2013년 10월호에 소개되었다.      도 많았을 것 같다. <Fearless> 전에 대해 소개해달라.   관한 작업이었다. 건축물에 기억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
               사진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한국에 돌아와 예         사진에는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 그동      에 가시화 되지 않은 기억을 순간 포착하는 것이다. 사
               술사진이 아닌 패션 사진가로 활동한 이유가 궁금하다.        안 눈에 보이는 대로 흥미로운 이미지들을 찍어왔다. 그      진이란 매체는 사진가가 누구냐에 따라 동일한 피사체
               예술사진은 호흡이 길다. 하나의 작업이 완성돼 세상에        중 주유소와 자동차 사진이 유난히 많았다. <Car>, <Gas  가 전혀 다르게 기록된다. 그것이 매력이다.
               소개될 때까지 서서히 느리게 흘러간다. 하지만 패션사        Station> 시리즈는 열려 있는 의미로 접근해 촬영한 것   현재 갖고 있는 고민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진은 다르다. 피드백이 빠르게 이뤄진다. 우연한 기회에       이다. 자동차 이미지를 가지고 특별한 무드를 만들어보       패션사진 산업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세상에 사진가
               패션화보 제안이 들어왔고, 그후 촬영 의뢰가 이어졌다.       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을 자       목정욱이 어떻게 비쳐질지 고민하기보다는 어떤 것에
               나름의 성취감을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유롭게 한 이유다. 전시장 옥상에는 그동안 촬영한 잡지      국한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사
               지난해 여름 스튜디오 콘크리트에서 열린 <Fearless>     B컷을 이용해 대형 광고판을 설치했다.               진집 출판에는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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