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PHOTODOT 2017년 7월호 VOL.44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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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르 다쉬티
                         사진의 고장으로 태어나다
                  강원도 출신의 사진가를 발굴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프로젝트인 《강원도             모습들이 다양한 앵글로 표현되었다. ‘오랫동안 우리의 삶의 공간을 가로지
                  사진가전》이 해를 거듭하면서 알찬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도 사진가전》          르고 구분해온 경계란 무엇인가?’ 작가는 이데올로기적인 경계뿐 아니라 경
                  은 강원도를 연고로 하거나 거주 중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          계의 원론적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심장섭 작가의 〈멈추어진 시간〉은 텅 빈
                  서는 김전기, 심장섭, 전제훈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올해는 삶의 현장에         전통시장의 침묵을 통하여 사라지는 우리 시대의 추억과 인정을 그리워한
                  초점을 맞춘 세 사진가의 묵직한 작품을 선정하여 강원도 사진가들의 다양            다. 그러나 비단 전통시장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곳곳에서 거대화 기계화 자
                  하고 활발한 작품 활동들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동해안의 군사경계선과 삶의          동화로 사람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상기시켜준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공간의 중첩을 보여주며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가려진 시선〉의 김전           활기를 잃은 전통시장의 휑한 뒷골목은 인정 넘치던 시장의 추억도 사라지
                  기 작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활기를 잃은 전통시장을 보여주는 〈멈추          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제훈 작가의 〈LIFE〉는 작가 본인이 광부
                  어진 시간〉의 심장섭 작가, 그리고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의 삶을 담담하게           로 일하면서 동료 광부들을 촬영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기록이다. ‘외부
                  보여준 〈LIFE〉의 전제훈 작가가 선정되었다.                         인이 아닌 내부자가 바라본 광부의 삶은 어떠한가?’ 작가는 ”뷰티플 라이프,
                  이들은 각각 소재는 다르지만 이 시대의 삶의 현장을 조명하며 작가의 발언           브라보!”라고 외친다. 광부로 일하면서 사진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김전기 작가의 〈가려진 시선〉은 동해안에          사진가로서 안정되고 세련된 화면구성과 해학적으로 표현한 동료의 인물사
                  가면 당연하게 아니 당당하게 시선을 가로막는 철책선과 감춘 듯 드러낸 군           진들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올해도 역시 강원도 사진가들의 작품은 더욱 발
                  사시설물, 그러나 그것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듯 무심하게 일상을 이어가는           전한 모습으로 ‘강원도의 힘’을 느끼게 하는 역작들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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