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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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그래픽 아티스트 키스 해링. Wolfgang Wesener, Keith Haring, 1986 ⓒ Wolfgang Wesener
독일 베를린의 사진미술관(Museum füur Fotografie)에서 흥미로운 사진전이 열리고 메라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통해 거장의 열정어린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자
있다. 교과서에 등장할 법한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의 초상사진 180여 점을 한꺼번에 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변장을 하거나, 캐리커처를 이용해 연출한 색다른 사진도
선보이는 것. <Artist Complex: Photographic Portraits from Baselitz to Warhol>전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창조성(Creativity)’를 주제로 하는 두 번째 섹션은 예
은 1917년부터 2000년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을 총망라한다. 20세기 입 술가의 창의력, 상상력에 주목한다. 작업 공간에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를 비롯해,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팝 아티 모습을 보여주거나, 작가의 의도에 따라 왜곡, 반사, 어안렌즈를 이용한 변형 등 다양
스트 키스 해링(Keith Haring), 원색의 혁명을 불러일으킨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한 시도를 한 사진을 통해 아티스트의 독창적인 면을 강조한다.
Matisse),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Andy Warhol),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가로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모습에서 뭔가 비범함이 느껴지는 건 거장이라는 아우라 때문일
알려진 제프 쿤스(Jeff Koons)까지. 사진 속 아티스트들은 때론 장난기 있는 포즈를, 때 까, 아니면 사진에 아티스트의 창조적인 정신세계가 묻어 있기 때문일까. 여기, 그들의
론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특히 잘 알려진 피카소의 포트레이트에서 개성 넘치는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눈빛, 표정, 자세, 동작과 같은 여러 가지 힌트
는 진지한 피카소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테이블 위에 놓인 그의 손가락 모양 빵이 웃음 를 통해 그들의 얼굴 너머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거장의 숨결이 살
을 자아낸다. 그의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다. 아있는 이 전시는 오는 10월 7일까지 진행된다.
전시 타이틀 ‘Artist Complex’는 심리적, 정신적인 것과 시각예술의 만남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콤플렉스(Complex)’는 심리학자인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의 이론에서 따온 것인데, 그는 콤플렉스가 생각, 기억, 감정의 구조로서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언급한다. 아티스트의 사고는 독창성, 창조성, 자유 Museum füur Fotografie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로운 구상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니 ‘Artist Complex’는 결국 초상사진에 드러나는 작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지난 2004년 개관한 이래
세계 사진 애호가들이 찾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
가의 생각과 예술적 시각을 다루고 해석한 것이다.
했다. 쿤스트비블리오테크(Kunstbibliothek)의
전시는 세 파트로 구분된다. 첫 번째 섹션 ‘페르소나(Persona)’에서는 거장의 이미지 사진 콜렉션과 헬무트뉴튼재단(Helmut Newton
가 투영된 사진들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Foundation)이 이 미술관 내에 위치해 있고, 사진
Dalí), 신즉물주의 화가 게오르게 그로츠(George Grosz), 스페인의 추상화가 호안 미 사에서 주요 주제를 다룬 전시나 당대 유명 사진가
들의 전시를 열어 사진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로(Joan Miró) 등이 등장한다. 그들이 평소 즐겨 사용하는 페인트 브러시, 팔레트,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