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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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eshine Boy, 1947
Life and Love on the New York City Subway, 1947
스탠리 큐브릭의 선천적 재능
Through a Different Lens
<공포와 욕망>(1953)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의 길을 걸은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롤
리타>(1962)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샤이닝>(1980) 등을 연출한 그는 철학적인 주
제를 혁신적이고 완벽한 영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감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큐브릭
이 영화만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17세 나이에
사진잡지 <Look>의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것. 비록 어린 나이에 촬영했지만, 그의 사진에는 인간을 향
한 관심이 담겨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역설적이게도 큐브릭의 영화는 성악설을 인간의 본성으로 본
다). 현재 뉴욕시 미술관(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에서 진행 중인 <Through a Different
Lens>는 스탠리 큐브릭이 <Look>에서 일했던 1945년부터 1950년까지의 사진을 만나볼 수 있는 전
시다. 구두닦이 소년, 나이트클럽의 열기, 서커스 현장, 쇼핑하는 여성 같은 일상의 풍경을 정교하게
Rosemary Williams - Showgirl, 1948
포착한 120여 점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명 우리에게 익숙한 평범한 삶의 파편인데, 그의 사진
은 세트 위에 연출된 영화의 장면들과 매우 흡사하다. 스크린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과 렌즈 사이의 거리,
시퀀스(Sequence)를 이용한 서사 방식 등이 그의 사진에서 읽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정교함과 섬세한
미각으로 가득 찬 그의 영상은 아무래도 이 사진들로부터 시작된 듯하다. 그러다 보니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천재의 선천적 재능이 부러우면서도 얄밉게 느껴진다. 스탠리 큐브릭이 사진기자에
서 영화의 전설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는 10월 28일까지 계속된다. www.mcn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