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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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91)인터뷰-라이카어워드(2p)최종수정ok_월간사진  2018-09-20  오전 11:53  페이지 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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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전통굿에 사용되는 기메를 주제로 해서 완성한 김가민의 <기메 >









                Interview 1 김가민


               제주 전통굿과 기메 김가민의 작업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기메’를 주제로 한다. 기메는 종이(한지)                 라이카 어워드 코리아의 선택
               를 오려서 신이나 형상으로 만든 것으로 제주도에서 전통굿이나 장례를 치를 때 사용된다고 한다.
               인간이 사는 세상과 신이 사는 저 너머 세상의 경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기메다. 신의 형                     김가민, 양해철
               상을 하고 있다 보니, 짐짓 섬뜩하기도 또 영험해 보이기도 한다. 종종 사람들이 묻는다. 작업 주제
               로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을 선택했냐고.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명료하다. “고향이 제주도에요. 그러
               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기메’가 운명처럼 마음에 들어왔어요.”라고. 김가민은 동분서주하며 자료
               를 찾기 시작했고, 또 직접 기메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굿이 열리면 직접 참관도 했다.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이별과 위로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굿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이라면, 지금의 사진작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위로’가 될 수                        올해 처음으로 ‘라이카 어워드 코리아’가
               있겠다는 신념. 김가민이 1년 남짓 기메를 주제로 작업을 진행해온 이유다.                                   진행되었다. 매년 라이카 본사에서 주최하는
               삶과 죽음 어느 날 갑자기 삼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삶에 대해 생각했고 나름의 방식으로 명복                       2018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에 지원한
               을 빌고 싶었다. 기메를 들고 평소 그가 가고 싶어 했던 장소에 갔다. 나무에 기메를 놓기도 하고,                     국내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사진계의
               또 바다에 떠나보내기도 했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삼촌과의 이별을 애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애                       발전을 위해 라이카 카메라 코리아가 자체적으로
               도의 과정을 정사각형 흑백사진에 담았다. 기메 작업이 탄생한 순간이다. 흑백톤은 묵직하지만,                           시작한 이번 어워드의 수상자로 선정된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여지를 준다. 그녀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흑백사진을 찍는 이유다.                             김가민, 양해철을 <월간사진>이 만났다.
               사진학과 삼수생 어릴 적부터 사진이 너무 좋았다. 사진학과 입시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에디터 | 박현희(월간사진 편집장)  · 디자인 | 김혜미
               잠시 꿈을 접고 촬영 관련 일도 했지만, 도저히 꿈을 포기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삼수 끝에
               결국 경일대 사진영상학부에 입학했다. 현재 졸업을 앞둔 그녀는 주중에는 학업을, 주말이 되면 제
               주도에 가서 사진작업을 한다. 생전에 제주를 촬영했던 고 김영갑 사진가의 열정을 본받아, 사진
               계 후배로서 제주를 기록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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