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월간사진 2017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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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_최종_월간사진 2017-09-20 오후 9:01 페이지 7
송철의와 일러스트레이터 박지영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 음악과 사진 ]
소리로 그린 그림, 송철의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플루트에 한동안 미쳐 살았 것이 계기가 됐다. 사진과 음악의 만남은 그에겐 필연일 것
다. 당연히 평생을 플루티스트로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이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음악을 하고 있으니 그들과 협
운명을 바꾼 건 사진이었다. 영국 유학시절 하우스메이트 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이 마음
였던 기자의 취재를 도와주다가 사진 찍는 일에 흥미를 느 이 구체화된 건 그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피아니스트 이
꼈기 때문이다. ‘음악 하나만 알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 진주가 작곡을 하면서부터다. 이후 다른 작곡가들과 협업
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음악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을 하게 됐고, 그 역시 다른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사진작업
이후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음악을 했던지라 모든 것이 서 을 했다. 닐스 프람, 올라퍼 아르날즈, 피터 브로더릭 등이
툴렀다.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은 쉽게 식지 않았다. 그러던 송철의를 자극한 음악가들이다. 그는 음악을 듣고 머릿속
어느 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아침 사진을 찍고 있 으로 상상했던 이미지들이 눈앞에 그려지면 꽤나 큰 성취
는 자신을 발견했다. 곧바로 직업 사진가의 길을 선택했다. 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무력했던 지난날의 자신에게 보
송철의는 ‘위로’를 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다양한 작업 내는 위로가 아닐까 싶다. 이 위로는 다시 누군가를 위로할
을 하지만 주제는 늘 ‘위로’로 귀결된다. 자기 자신에게 실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운명의 장난도 꽤나 값진 일이 될
망했던 시절, 아름다운 자연을 찍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은 것이다. www.soundrawi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