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월간사진 2017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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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_최종_월간사진  2017-09-20  오후 9:01  페이지 5
































































                        표현(Expression) ,먹 편(Asian Ink) #1-10

                                                               [ 발레와 사진 ]


                                          몸짓과 사진의 파드되, 박귀섭

                                           발레는 오랜 수행의 결과물이다. 몸이 먼저 기억할 때까지      슷한 선상에 있는 현대미술, 바로 사진이다. 그는 정교하게
                                          매일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규율에 얽매였다고 해도       다듬어진 발레무용수를 모델로 해서, 현대무용을 연상케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무용은 다르다. 규정된 형식이       하는 장면을 ‘직관적’ 매체인 사진으로 표현한다. 몸짓에 담
                                          나 기교를 떠나 자유와 새로움을 추구한다. 이처럼 어우러       긴 메시지를 간결하면서 구체적으로 전달한다는 느낌이다.
                                          지지 않을 것 같은 발레와 현대무용 사이에도 커다란 교집       발레를 하지 않았다면 작업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
                                          합이 존재한다. 무용수의 언어, 바로 ‘몸짓’이다. 무용수가     업은 발레리노가 아닌 사진가로 살면서 겪은 이야기다. 자
                                          무엇인가를 몸짓으로 표현하면, 사람들은 이를 해석해야         신을 버티게 해준 주변 사람들, 자신의 굴곡진 인생 등을 나
                                          한다. 상상하는 재미는 있지만, 누군가의 몸짓에 어떤 메시      무 뿌리와 음표들로 묘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묻
                                          지가 함축되어 있는지를 단번에 알아채는 건 쉬운 일이 아       어난 몸짓과 사진의 파드되(Pas de deux, 2인무)를 이해
                                          니다. 소통의 부재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이 간극에 박귀섭      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 그렇다고 굳이 정답을 찾을 필요는
                                          이 있다. 그는 촉망받는 발레리노에서 사진가로 전향한 인       없다. 앞서 말했듯 박귀섭의 목표는 ‘소통’이기 때문이다.
                                          물이다. 발레가 베이스지만 현대무용의 자유로움을 추구하        무언가를 상상하고 말하려는 시도 자체가 소통의 시작이라
                                          며, 또 이를 통해 ‘소통’하고자 한다. 도구는 현대무용과 비    는 표현은 결코 비약이 아닐 것이다. www.a-apol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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