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PHOTODOT 2017년 6월호 VOL.43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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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moment #3, digital c-print & installation, 75x50cm, 2014


                         ‘나’와 ‘너’의 이야기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마냥 새롭지만은 않은 모습들이다. 누구나 일상 속에
                  그녀의 작품에서는 ‘사람’의 형체를 한 무엇인가를 찾아볼 수 있다. 그 형체         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모멘트〉(2014) 작품 속에는
                                             1)
                  는 단순한 형체가 아닌 반짝거리는 스팽글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의          스팽글로 이루어진 조각과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이 사진 속에 함
                  특성상 어떤 사람을 모델로 삼아 촬영하게 되었을 때, 얼굴이 보여지게 되           께 담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
                  면 ‘아무개’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그녀는 특정한 모델이 아닌 일상을 살아         어 살아가고 있다. 혼자 밥을 먹기도 하지만 때로는 친구 혹은 가족들과 같
                  가는 ‘익명의 생명체’를 만들고자 했다. 정확한 얼굴이 없는 사람을 등장시켜         이 밥을 먹기도 한다. 때론 낯선 사람과 한 테이블에서 밥을 먹기도 한다. 작
                  나, 너, 혹은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새로운 형상의 사람을 만들고자 한 것이        가는 그 누군가가 될 수 있는 익명의 사람인 ‘스팽글 조각’과 함께 있는 같은
                  다. 작품 속에서의 익명의 사람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일반적인 행위들           자세의 나의 모습을 통해 ‘함께함’을 보여줌으로써 한편으로 그 익명의 존재
                  을 하고 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기도 하며, 길을 걷거나 혹은 사진을 찍기도       는 과연 진실인지 허구인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



                                                                     1) 스팽글: 반짝거리는 얇은 장식 조각. 플라스틱·합성수지 따위로 만들며,
                                                                           무대 의상·핸드백·구두·야회복 따위에 붙임.                 41




         vol.43.indb   41                                                                                          2017-06-02   �� 2: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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