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Korus Club 28권(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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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소원  “그럼 당신은 도대체 뭘 읽었습니까?
 철학자나 현인들의 글은 읽어 보셨습니까?”
 “아니요, 난 그런 건 읽지 않소.”
 그러자 종교인이 한숨을 지으며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당신은 진정한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무식한 사람일 뿐입니다.”


 한심한 가장












 돈 많은 부자가 무료한 날이 계속되자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생각 끝에 그는 풀장에 식인 상어를 풀어 넣은 후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부자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제의했다.
 “이 풀장의 끝까지 헤엄쳐서 나오는 이에게 무엇이든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소. 난 예쁜 외동딸도 있어요.”
 부자의 제의에는 군침이 당겼지만, 목숨이 소중하기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건장한 청년
 하나가 풀장에 뛰어들더니 풀장 끝까지 죽어라고 헤엄쳐 갔다 왔다.   한 남자가 결혼 초부터 계속 아내에게 꽉 쥐여사는 것을 보고
 부자는 속으로 ‘역시 젊은이라 용기가 있네!’라고 생각하며 물었다.  친구가 한심하다는 듯 물었다.
 “첫 번째 소원이 무엇인가?”  “난 널 보면 아주 답답해 죽겠어.”
 그러자 청년은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또 그래?”
 “응접실에 걸린 엽총을 주십시오.”  “생각해 봐. 솔직히 너희 집에서 가장이 누구야?”
 “그럼 두 번째 소원은 뭔가?”  그러자 친구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이 총에 맞는 탄환을 주십시오.”  “글쎄…. 전에는 아내가 가장이었는데. 딸애들이 자라고 나서는
 엽총과 탄환을 건네준 부자는 궁금해져서 마저 물었다.  위원회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래, 세 번째 소원은 무엇인가?”
 젊은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내 등 떠밀은 놈 나와!”  삶이란?


 삶에 대해 하루 종일 생각하며 걸었다.
 무신론자와 무식한 사람의 차이   많은 성인의 말씀도 많은 사색도
 해답을 주지 않았다.
 어느 무신론자가 종교인에게 말했다.   산과 들, 강을 지나, 저녁 무렵 마을에 도착했다.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대보시오. 그러면 나도 기꺼이 신을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시장골목이 정겹다.
 믿겠습니다.”   삶이란 사람과 이렇게 어울려 사는 것인가?
 종교인이 대답했다.   피곤한 몸을 자극하는 음식 내음을 찾아
 “성경은 읽어 보셨습니까? 어느 한 부분이라도 읽어 보셨습니까?”   음식점 문을 여는 순간.
 “아니요.”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고 소리치며 쓰러졌다.
 “그럼 불경은 읽어 보셨나요?”   식당 벽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그것도 안 읽었소.”   ‘삶은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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