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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시원 바이칼 호수

                                                                         시베리아의 진주, 세계의 저수지. 아시아 최대 호수, 지구
                                                                         의 푸른 눈…. 바이칼의 풍광에 쏟아지는 세계인의 찬사
                                                                         다. 최대 수심 1637m, 면적은 제주도의 17배에 이르는
                                                                         3만1722km². 1년에 2cm가 넓어지는 살아 있는 호수다.
                                                                         하늘과 통하는 기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곳으로도 유명
                                                                         하다. 호수 주변의 샤머니즘 상징물인 ‘세르게’와 ‘잘라아’
                                                                         는 우리나라 장승과 성황당의 오색기와 유사하다. 바이칼
                                                                         원주민인 부랴트족의 생김새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다. 미
                                                                         국 아모리대학은 부랴트인과 한국인이 유전적 차이가 없
                                                                         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칼에서도 기가 가장 강한 부르한바위에는 금강산의 ‘
                                                                         선녀와 나무꾼’과 유사한 전설이 전한다. 선녀 3명이 백조
                                                                         로 변해 바이칼호수를 찾았다. 그중 옷을 잃은 선녀가 나
                                                                         무꾼과 결혼해 아들 11명을 낳았다. 이들은 부랴트 11개
                                                                         종족의 시조가 됐는데 그중 막내가 고구려 동명성왕이라
                                                                         는 이야기가….

                                                                         바이칼은 겨울이 되면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두꺼                               못 다한 혁명이 이룬 문화와 사랑의 도시 이르쿠츠크
                                                                         운 얼음이 언다. 그 위를 자동차로 달리며 평상시 접근할
                                                                         수 없는 지역까지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부르한바위 아래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리는 이국적인 도시 이르쿠츠크 관광도 재
                                                                         동굴은 겨울에만 갈 수 있다. 수심 감싼 거대한 설산과 바                              밌다. 시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안가라 강’이다. 바이
                                                                         다를 닮은 거대한 호수가 함께 만들어내는 풍광은 감동과                                칼 호수에서 발원한 유일한 강으로, 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하기
                                                           부랴트족          함께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에 안성맞춤이다. 카잔 성당, 즈나멘스키 수도원, 통나무집마을 130
                                                                                                                                       번가 등도 둘러볼 만하다
                                                                         알혼섬에서는 부랴트족의 마을인 후지르 마을과 부르한
                                                                         바위, 사자바위, 악어바위, 하보이곶 등을 둘러본다. 옛 유                             이르쿠츠크는 1661년 나무 성을 지어 몽골·중국과 교역지가 되면서
                                                                         배지 흔적이 남아 있는 페시안카 부두도 빼놓을 수 없는                                시베리아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바이칼호수의 물이 바다로 흐르는
                                                                         곳이다. 특히 알혼섬의 별맞이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                                유일한 통로인 안가라강 연안에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가 모피와 금
                                                                         한다.                                                           을 확보하기 위해 시베리아 확장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의 동인도’로
                                                                                                                                       불릴 만큼 기회의 땅이었지만 18세기 이후 모피의 가치가 떨어지고
                                                                         바이칼이 우리 문학에 최초로 등장한 건 이광수의 <유정>
                                                                                                                                       혹독한 날씨와 변방이라는 지리적 위치 등으로 강제노동과 유배의 도
                                                                         이다. 소설은 ‘인제 바이칼에 겨울의 석양이 비치었소. 눈
                                                                                                                                       시로 변모했다.
                                                                         을 인 나지막한 산들이 지는 햇빛에 자줏빛을 발하고 있
                                                                         소. 극히 깨끗하고 싸늘한 광경이오. 아듀! 이 편지를 우편                             1825년 니콜라이 1세 제위식 현장에서 농노제와 전제정 폐지를 외               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릴 만큼 문화를 발전시켰다. 데카
                                                                         에 부치고는 나는 최후의 방랑의 길을 떠나오. 찾을 수도                               쳤던 데카브리스트(12월 당원)들도 혁명에 실패한 뒤 시베리아 유형
                                                                                                                                                                                           브리스트의 삶은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에도 오롯하게 담겨
                                                                         없고, 편지 받을 수도 없는 곳으로…’라며 시작한다.                                 의 길에 올라야 했다. 유형을 끝낸 데카브리스트들이 정착하면서 이                있다. 주인공 안드레이 발콘스키의 실제 모델이던 세르게이 발콘스키

                                                                                                                                                                                           공작의 집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이르쿠츠크다. 쇼핑가와 산책로로 조
                                                                                                                                                                                           성한 ‘130 크바르탈 지구’는 이르쿠츠크시가 350주년을 기념해 전통
                                                                                                                                                                                           목조주택을 복원한 지역이다. 오밀조밀하고 예쁜 건물에 카페, 공예
                                                                                                                                                                                           품점이 몰려 있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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