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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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만 무성한 초라한 옛 기억
시골학교로 첫 발령을 받아 오직 시골학교 주변만을 뱅뱅 돌면서 교직 생활을 한지 벌써 30년이 넘
어선다. 대학 졸업 직후에 동북초와 창북초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며 조금이라도 빨리 발령을 받기
위해 타 시⋅도를 지원하였다. 그 결과 첫 발령지는 충북 단양이었지만 운 좋게 2년 만에 고향인 부안
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교사와 교감 때의 타 지역 근무를 제외하고 나면 부안 지역 학교에
서만 25년을 보냈다.
부안에서의 첫 발령지는 56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지금은 사라져 버린 그 당시 유천국민(1996년
‘국민→초등’으로 명칭 변경)학교였다. 지금은 부안청자박물관이 우뚝 솟아 있고 도로 옆에는 ‘유천
초등학교 옛터’라는 표지석만 그때의 모습을 생각나게 해주는 듯하다.
부안군에서 지낸 오랜 기간 동안 그때는 당연했을지 몰라도 훌쩍 지난 30여 년 전과 비교해보니 큰
변화들이 생겼다. 그중에 웬만한 마을마다 하나씩 있었던 초등학교들이 지금은 사라졌고 그때는 정
겹게 불렀던 학교 이름들도 낯설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은 학교, 유천초등학교의 추억
김강주 백산초등학교 교장
초등학교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가 농어촌 인구 감소였지만, 당시 교육부가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하여 부안 지역에서도 학생 수가 적은 농어
촌 학교들이 사라졌다.
1989년도에 부안군에는 초등학교가 44개교, 분교가 7개교 있었고, 초등학생수가 12,044명이었
는데 어언 30여 년이 지난 2018년에는 초등학교 22개교, 분교 1개교만 남아 있고 초등학생 수는
1,956명으로 그때의 1/6에 불과하며 학교도 분교 포함 과반수가 넘는 28개교가 사라졌다. 특히
1999년도에는 유천초를 비롯하여 진서분교, 변산동분교, 덕림분교, 마포초, 동정초, 감교초 등 7
개 학교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도 벌어졌다.
2018년 현재 초등학교별 학생 수를 분석해 보면 학생 수 50명 이상이 9개 학교이며 그중에 부안초
004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