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나무는
세월을 속에
주름으로 새기고
수평으로
나이를 먹어도
이력서를 속이지 않습니다.
욕심 많던
어린 시절
천진스럽게 넓게 그리고
늙어
힘없는
촘촘 걸음 숨기지 않습니다.
봄부터는
옅고 부드럽게
화려하지만 자랑하지 않고 나무는
작은 변화도
가을부터는 정직하게 속으로 새기고
짙고 단단하지만
돋보이려 기록하지 않습니다. 심한 폭우도
거짓말로
과장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나무는 역사를
속으로 새기며 서서 죽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