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생명의 샘가 2023년1월-2월
P. 92
등산
한 번밖에 오를 수 없는
험한 산이라면 꼭
필요한 것만 챙기고 떠나겠습니다.
산 오름을 힘겹게 하는 것은
다져지지 않은 다리의 통증도
땡볕에 지친 목마름도
도무지 알 수 없이 끝없이 이어진
오르막길도 아닙니다.
시간 지날수록 더 큰 무게로
지치게 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지고 올라가야 할
배낭의 무게입니다.
귀한 것일수록 어렵게 만나고
어렵게 얻을 것일수록
쉽게 버리기 힘들며
꼭 필요한 것 고르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힘에 넘치게 짊어져
추억 있는 풍경보다
짐의 무게만 느끼며 오르긴 싫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아직 내려놓지 못한 짐 많지만
한 번밖에 오를 수 없는
험한 산이라면 꼭
필요한 것만 챙기고 오르겠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