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전시가이드 2024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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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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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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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  문의 0
                                                           접수마감-매월15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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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기억의 잔상1, 163×112cm,  oil on canvas,  2023   살리데 라스도스 에르마나스, 61×46cm,  oil on canvas,  2024

            던’ 평화로운 공간의 기억을 ‘지금 여기’에 겹쳐놓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와 연결시키고 그 연속성 속에서 의미와 서사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보여주는 공간은 외경은 알 수 없는 실내공간이거나 디테일        무수히 많은 점들이 개별적인 기억을 상징하는 색으로 표현된다는 의미에서
            뿐인 닫힌 공간이다. 이렇게 닫힌 공간에 작가는 빛을 개입시킨다. 공간이 어      최인순의 작업은 일종의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살아온 삶의 표현으로서 고백
            둠 속에 감춰져 있을 때 그것은 어떠한 안식도 미적 대상도 되지 못한다. 빛      은 내면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인데 정리되지 않아 불분명하지만
            이 없는 공간은 외부에서 들어와 내부를 비추는 빛은 닫힌 공간을 열어서 외       표현되어져야만 하는 삶의 경험들이라면 그 작업은 실존의 구조를 가질 수
            부와 소통하게 하는데 내적인 공간과 외적인 빛이 만나는 이 지점이 내부지        밖에 없는 작업이고 또 우회적인 언어인 형상언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창
            향인 동시에 외부투사를 지향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작가의 욕망이 만나         을 통해 쏟아지는 빛과 그 빛으로 충만한 공간 그리고 빛을 받고 서있는 꽃병
            는 지점이고 작가의 서사가 시작되는 곳이다. 마음속에 있는 의식은 상징을        등은 이런 이유에서 언어의 형상성, 엄밀히 말해서 ‘잃어버린 언어의 형상성’
            통해 시각화되기 때문에 일견 빛이 중요한 상징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그림         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폴 드 만은 만일 언어가 형상에서 기원하며 기본적
            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작은 요소인 터치에 주목해야 한다. 화면 위의 터치는      으로 은유적이라고 한다면 실재적 언어는 형상성이 잊혀진 형상적 언어 외에
            단순한 터치가 아니라 화면 위에 축적되는 삶의 순간들의 상징들이다. 즉 최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최초의 언어가 형상적이라고 한다면 언어 이전에 그
            인순의 터치는 경험된 시간의 물리적 응축인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마치 인      리기가 있었고 그 몸짓, 반복되는 터치는 존재론적인 자기고백 그 자체가 된
            생에 같은 순간이 두 번 오지 않는 것처럼, 터치는 반복되어도 색상은 반복되      다. 그리고 최인순의 행위에서 부수적으로 생성되어지는 공간/풍경은 시간성
            지 않는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마티스는 색을 선택하는 것을 생각을 표현       을 가지는 터치의 중첩이 공간적인 시간으로 점차 변형되어 가는 것이다. 다
            하는 것과 동일시했는데 작가 역시 색 자체에 기억과 감정, 즉 ‘내면적 비전’     시 말해 Becoming space of time, 공간화 되어가는 시간은 한 존재의 역정(
            을 담아내고 있다.                                      歷程)을 언어와 언어 외적인 모든 세계, 즉 실재적 세계와 기억의 은유적인 세
                                                            계와의 상호텍스트성으로 읽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작업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순간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기억 속에 퇴적되어있듯이 캔         최인순의 그림은 결국 ‘잃어버린’ 형상적 언어 즉 풍경이라는 외피에 가려져
            버스 위에 찍혀지는 수많은 터치와 터치 사이에 존재하는 물리적, 시간적 중       있던 기표적 존재로서의 형상성을 이용하여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기억’
            첩 사이에는 기억의 연쇄가 자리 잡고 있다. 중첩되는 행위가 만드는 그림과       을 되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일상적 언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만을 전
            지움, 드러남과 사라짐의 반복은 파편화된 기억의 단편들을 그 연속성 속에        달할 뿐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면서 은유의 힘만이 새로운 현실을 볼
            서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고 형상성/공간을 만들어 가는 점진적인 과정은 삶        수 있게 해준다고 했고 서두에 거론한 ‘요나 콤플렉스’ 이야기는 결국 요나가
            의 총체성을 이해해 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색들의 터치들이        고래 뱃속에서 탈출해 다시 빛나는 세상으로 돌아오는 ‘요나의 기적’으로 끝
            보여주는 혼돈 가운데서 드러나는 시적 이미지는 우리의 인식 속에서 그 아        난다. 세계를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빛의 연금술’처럼 작가의 시선 역시 세
            름다움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내부/공간과 세계를 연결시켜주는 빛은 이        계와 만나는 지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채로운 ‘시선의 연금술’이
            제 단편적이고 이질적인 색/기억들을 관계 속에 엮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        발휘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에 과거의 시간과 공간을 단절된 채 닫힌 세계에 남겨 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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