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이진자 개인전 5. 14 – 8. 25 CN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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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론
알파와 오메가의 공간여행
수학의 원리를 응용한 천재적인 회화언어를 창출
박 명 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지음회 회장)
많은 예술가들이 본능적으로 내면의 미적 요소를 표현하려고 할 때 그 예술활동은 사상성의 확실성과 불확실성
의 차이는 있겠으나 그래도 무엇인가 생각을 표현하려는 자체가 창작활동임에 틀림없다.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
미드라든지 비잔틴의 모자이크화, 성서 내용을 시각화한 르네상스 시대의 벽화 등 모든 예술영역이 예술가의 깊
은 내면의 미감이 동원되어 탄생한 사상적 정립이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가 인간의 내면의 힘
에 의해 탄생되고 있지만 역시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술가들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도출하기 위해 이상주의적인 사유도, 주관주의적인 사유도, 심지어는 반항주의적인 사유도 표출하고 있다. 바
로 사상(思想)이란 사유를 통하여 생겨나는 논리적 정합성을 가진 판단체계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조화의 미(造
化美)가 반드시 형성된다.
이진자의 예술성에는 이러한 조화의 미가 표현되고 있다. 작품《변곡점 그리고 알파》를 분석해 보면, 삶의 미, 미
술의 미, 사유의 미, 형상의 미, 균형의 미를 변곡점에 최초의 작품인 두상을 세워 놓고 이 두상을 중심으로 인생
의 시작점과 미술의 시작점으로 출발하여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기획하는 총체적인 예술성을 단 한
작품에 표출하고 있어서 내면의 사유가 얼마나 광의적인가를 가름하게 한다.
또한 《보다-공간여행》이라는 작품에서는 ‘알파와 오메가의 공간여행’이라는 주제가 매우 획기적인 창견(創見)
으로 표출되고 있다. 우주에는 무한대의 공간이 존재한다. 이 공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정지되어 있다고 한다
면 공간개념이 무너진다. 모든 행성은 시각적으로 정지상태로 보여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무한하게 유전(流轉)하여 연속하는 상하, 전후, 좌우로 끝없이 퍼져 있는 시간공간이다. 이 공간
에는 현상의 변화 과정, 또는 서로 관련을 가지는 여러 현상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감각의 질. 또는 강도로부
터 분리하여 고찰된 위치, 방향, 대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연관성의 존재이다. 이것이 회화언어로 말하는 알파
와 오메가의 ‘시간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진자의 사유형식이다. 작품을 통해 말하게 되겠지만 이러한 미
학적, 수학적, 과학적 기초이론을 간과하면 이진자의 작품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이진자의 ‘알파와 오메가의 시간여행’에는 또 하나의 수학이론이 있다. 앞에서 잠시 거론했던 변곡점이다.
변곡점(Point of inflection , 變曲點)에 생애 첫 작품인 자신의 두상을 놓고 과거의 시작점(α)에서 변곡점 O의 Y
점을 축으로 작품활동의 궤적을 그려 나가며 끝점(X)를 오메가(Ω)로 설정하여 회화여정이 완전체로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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