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이진자 개인전 5. 14 – 8. 25 CN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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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론
이것은 자신의 최초의 작품을 중심으로 과거의 시간공간에 존재하였던 궤적을 생각하면서 오늘날 변곡점에서
미래를 향하는 공간여행을 차근히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알파와 오메가, 그리고 변곡점이라는 독특한 수학적 관계가 개별적 지점과 순간의 연속이라는 시간공
간을 초월한 경험적 내용의 다양성을 삶의 여정과 결부시키면서 회화적 언로로 창출했다는 것은 특정한 의미를
갖는 공간적 직관이다. 공간적 형태의 파악도 여러 가지 대상의 배치나 크기를 서로 융합하여 개별적인 특성을
협화(協和)적으로 조화시켜 구축하고 전체적인 공간 형태로 관계를 맺게 하는 이진자의 개념은 현실을 초월하
여 수학의 원리를 회화언어로 완성시킨 독창적인 예술성이다.
이것은 시간이 바뀌어도 존재하는 공간으로서 각각의 물상이 이진자의 개념을 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이
나 시간적 직관의 세계로부터의 아나로지(Analogy), 즉 사물이 상호 간에 대응적으로 존재하는 동등성, 동형성
의 성질을 갖는다. 이를테면, 조소와 회화의 존재, 성질, 상태, 가치 등이 이진자의 개념에 의해 규정되고 상호 의
속(依屬)함으로서 하나의 물체에서 또 다른 물체에 의하여 규정되고 제약당하는 관계의 일체감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이진자의 최후에 도달하는 궁극의 목적이다.
알파와 오메가란 그리스 문자의 첫 번째 알파(대문자 Α, 소문자 α)로 시작하여 베타(β), 감마(γ), 델타(δ)로 이
어지며 24번째 끝인 오메가(Ω, ω)를 말하고 있다. 이 같은 그리스 언어 표기는 수학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진자는 이를 회화언어로 환언하여 시작과 끝을 의미하고, 색채로는 흰색에서 흑색까지를 의미하고 있다. 이것
은 수학언어에서 회화언어로 환언하여 새로운 조형세계를 연 이진자의 심오한 사유이다. 여기에서 색조로 말하
는 이유는 광학 색은 모두 합치면 무색 또는 백색이 되고, 물질 색은 모든 색을 합치면 흑색이 되기 때문에 시작
점(α)은 알파로, 끝점은 과정으로부터 모든 색이 합쳐지면서 흑색이 되어 오메가(대문자 Ω, 소문자 ω)가 된다
고 이진자는 말한다.
또한 조형 작품에서 관상(觀想)할 수 있는 것은 흰색을 거쳐 흑색에 이르는 우주의 블랙홀과 같은 통로를 형성시
키고 이를 통해 보면 해와 달의 평면회화가 보인다. 이 통로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긴 여정이며 끝에 보이는
해와 달은 역시 태양은 낮이고 달은 밤이기 때문에 태양은 알파에 해당되고 달은 오메가에 해당된다. 이 작품들
을 보면서 놀라운 것은 ‘왜? 또는 어떻게’라는 의문점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의 사유는 무한한 창의력이 있다고
하지만 이제까지 미술사를 통틀어 이 같은 이진자의 사유는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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