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전시가이드 2023. 6월 이달의 작가 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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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어느 대나무의 고백 178×144cm
2023. 6. 7 – 6. 13 갤러리라메르 1층 3전시실 (T.02-730-5454, 인사동)
형상의 바깥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와 장미 등을 암시하는 형상이 한글 서예와 함께 출현하
는 그림이다. 그림과 문자가 하나로 엮여서 비처럼 화면을 적시고 흥건한 먹
하영준 개인전 과 자유로운 필묵의 유희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이른바 문인화라 부를 수 있
는 그림이다. 하영준의 그림과 글씨는 문인화의 전통을 부단히 일깨우는 한편
동시대의 조형 감각을 더불어 내밀고 있다.
글 :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정형성 안에서 창의적인 예술성을 확보하고 자기 수호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동아시아의 전통회화인 문인화는 전통사회가 붕괴된 근대 이후 사실성, 시대
성이 결여된 일종의 문인 취미나 유한계급의 향락정도로 치부되면서 부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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