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음
세월 흘러
정든 사람 하나둘
떠나고
전화번호
하나둘
지우면
그리움은
하나둘
더하여 갑니다.
그리
자주 전화하지도
만나지도 못했지만
그저 일 년 내내
가끔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한 번도
정이 흐르던 사람들인데 통화하지 못해도
이제 그래도
그리워 전화하고 싶어도 만나면 거짓 없이 웃을 수 있는
전화할 번호가 없습니다. 오래된 전화번호가
한 번도
다시 읽지 않는 묵은 일기처럼
남아 있는 것이 은혜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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