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전시가이드 2024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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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도시 밤풍경, 72.7 X 38cm, Acrylic on Canvas
시 밤의 고요한 가운데 찾아오는 감정과 함께 솟아난다. 그의 근작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풍경화를 그릴 때처럼 대상을 대하는 관
조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바로 아스라한 달빛에 주목하거나 도시야경
그에게 밤은 고요한 시간을, 도시의 불빛은 추억을 일으키는 촉매제 같 을 운치있게 풀어내는 모습이 그러하다. 대상세계를 분석적이거나 사회
은 것이다. 즉 그는 도시의 불빛을 통해 아련한 추억의 불씨를 지펴주고 학적으로 이해하는 대신 그가 지금까지 살고 지내온, 어쩌면 자신을 길어
아득히 먼 추억들을 불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모든 사물은 고유한 향기 낸 곳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입각해 정감(情感)을 투영하고 있다는 표
를 지닌다. 그래서 어떤 향기를 맡게 되면 예전에 우리를 깊이 감동시켰 시이다. 도시를 바라보며 “잊혔던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
던 어떤 것을 회상하게 된다. 작가에겐 아마도 도시의 불빛이 추억을 일 면 좋겠다”는 그의 말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특히 침묵의 밤하늘
으키는 이미지가 되지 않나 싶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서정적 몽 과 은은한 달빛은 각종 소음과 강렬한 인공 빛으로 시달리는 도시와 대조
환을 안겨주고 밤의 도시에서 스며나오는 불빛들로 도시의 밤 풍경을 되어 한층 그 의미가 부각되는데 그가 도시를 그리고 있지만 그의 심중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을 지나 더 이상 잡을 수 없 에는 여전히 ‘신화화된 자연’이 관통하고 있으며 그것이 도시의 대안이요
는 추억들....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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