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4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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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작가의 화면에는 강한 생명의 리듬 혹은 춤사위들이 바람처럼 일고         배가하는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화면은 무의적 충동과 우연적 몸짓에 의한
            있다. 대부분이 추상적 표상 너머로 원초적인 미지의 유기체 혹은 생명대사        필치들이 지배하고 있지만, 요처에서 번득이는 감각적 필치들이 중심추로
            기관들의  생명현상,  꽃잎이나  바람,  구름  등의  자연  같은  이미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요컨대 작가의 그림들이 시가 되고 노래와 춤이 되는 극적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무의식 세계로부터 끌어올린          연출도 바로 이러한 감각적 키노트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무언가의 몸짓이 가감 없이 그대로 각인되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모종의
            리듬으로 환원된 초월적 세계로 상상할 수도 있다. 밝고 흥에 겨운 환희와        이렇듯  상반된  양식들을  횡단하는  작가  작업은  내적인  요구와  필요에
            경이로움의  환상적인  생명의  율동  그  자체가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직면하여 자연스럽게 도출해낸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광폭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조형세계를  누비는  작가의  작업은  들숨과  날숨이  교차되는  미의식적
                                                            순환으로  이해된다.  상이한  양식을  병행한다는  사실이  광폭의  역량을
            보통  4월경이면  자연이  연출하는  대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봄바람이   확인시켜주는 대목이기도 하며, 지극히 음과 양의 조화, 들숨과 날숨의
            유난히 거세질 때를 기다렸다가, 소나무들이 일제히 송홧가루를 기류에           교차처럼 자연스러운 수행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려 보내는 사랑의 퍼포먼스 말이다. 말없는 나무들도 그렇게 본능에,
            자연율에  충실하다.  자신의  생명을  널리,  그리고  멀리까지  퍼져나가게    넓은 지평에서 통찰할 때,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매개적 지점으로서, 작가
            하는 모습. 그것은 자연의 숭고하고도 위대한 퍼포먼스다. 생명체는 자연에        바깥 세계의 자연과 내면의 자연이 생명의 대사(代謝)를 수행하는 장이자
            의존하기도  하며,  자발적으로  산종(散種)할  수  없는  개체들이  자연의    세계이다. 외부 세계의 에너지와 자극들이 흡입되어 축전지처럼 응축되어
            역동성에 편승하는 것이기도 하다. 약동하는 생명으로 충만할 때 자연은          정형성을 이루는 것이 하나이며, 내면의 심연에 도사리고 있는 충동과
            스스로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화면에 펼쳐지는 속도감 있는           욕구들은 미의식의 승화와 건류장치를 통과하면서 생명의 환희를 화면에
            추상표현적 표상들 역시 생명의 몸짓인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쏟아내는 것이 또 하나이다. 그의 작업은 세계의 본질을 음양의 조화로
            ‘생의 변주’ 연작은 내면의 해방적 에너지에 충실하다는 점이 우연에만          이해하는 그대로다. 그 섭리대로 자연스럽게 들이마셔야 할 때 흡입하고,
            의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숨  막히는  메커니즘에서  벗어난다  해서,   내쉬어야 할 때 뿜어내는 생체의 원리 그대로다. 생각해야 할 때 생각하고
            화면을 방종이나 혼돈으로만 흐르게 방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랜           느껴야 할 때 느끼고, 움직여야 할 때 행위하는 그대로다. 자연과 사람,
            창작활동을  통해  본능적으로  체득한  조형감각  내지는  표현의  내공이      모두를 매개하는 생명과 생명력을 담아내는 일은 작가에게 너무도 절실한
            은밀히 작동 혹은 조율되고 있음이 목격된다. 어떤 형상인 듯도 하고, 또        명제이다.
            어떤 데서는 선적인 필치들인 듯한 요소들이 화면 전체에 생기와 활력을
















                            김연옥 KIM YEON OK
            경기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원 서양화전공
            개인전
            제23회 KMJ-ARTGALLERY 스페이스N 장은선갤러리 인사아트센터 등
            (2023~2005)
            단체전
            김연옥 류지안 2인전 / 갤러리526
            김연옥 최영욱 2인전 / 갤러리WE
            김연옥 오영숙 2인전 / 마카오 laoHin Gallery
            인천국제여성비엔날레 조율전(2011)
            복을 담는 그릇전 / 아산중앙병원
            25인 현대미술전 / 당림미술관 외 250여 회
            수상
            인천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외 공모전 20여 회 입상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인천문화재단미술은행,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인천해양경찰청, 영림목재갤러리, 명지병원헤브엔어스, 청라쓰리엠타워
            청라커넬힐스빌
            현재
            한국미술협회회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인천미술대전 심사위원
            인천미술장식품 심의위원 역임                                                       생의변주 91x91cm Mixed medi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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