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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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도적소와 단풍
해마다 단풍 촬영이 날씨 때문에 어렵기만 하다.
올해는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으리라 했건만
가을철 가뭄으로 말미암아 단풍잎이 말라붙는다.
설악산에 와서 삼일이 지났건만 흐린 날씨가 지루하게 만든다.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내일은 좋은 날씨라고 했건만---
집으로 가기 위해 미시령을 넘고 보니 그쪽 날씨와는 딴판이다.
도적소에 오르는 길목마다 단풍이 아름답기만 하다.
인천에서 촬영 온 팀들은 열심히 셔터를 눌러 댄다.
도적소에 도착하여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
도적소 뒷산은 높아서 해가 떠오르려면 11시 20분이 되어야 한다.
어둡기만 하던 골짜기에 찬란한 햇빛이 비치니
그곳 단풍에 비친 영롱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것도 잠시뿐 한 롤을 촬영하기 바쁘게 그늘이 지고 만다.
얼마나 신비로운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폭포 소리와 함께 마음은 현상소로 달려간다.
2006년 10월 13일 도적소에서
*도적소 단풍을 촬영하기 위하여 몇 번 찾아갔지만 시간대를 알 수 없어서 실패했다. 도적소 남쪽에 있는 산이 높기 때문에 단풍에 햇볕이
머무는 시간은 11시 20분이 되어야 단풍에 빛을 비춘다. 그것도 단 2~3분이 지나면 빛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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