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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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아들의 입영
아침 일찍 서둘러 춘천 입영부대를 향해 달려간다. 손주가 군대 가는 것이 아쉬워 아버지가 보고 싶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볼 수 없지만 자꾸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
할머니인 우리 어머니가 어제 오셔서 손주와 같이 잠을 주무시고 춘천 부대까지 따 다. “너도 내 나이 먹어 봐라 이놈아”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 이해가 된
라가신다. 다. 나는 어머니 손을 꼭 붙잡고 내려왔다.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 후에 보니 눈
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그것이 엄마에 심정이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서로에 마음
승용차 안은 아무 말도 없이 정적이 흐르고 백미러로 보이는 뒷좌석은 손주에 손을 을 알기에 아무 말도 없이 돌아왔다.
꼭 지고 계신 어머니와 손주의 굳은 표정만 보인다. 어릴 적 5살 때 몸이 아파서 장
래를 책임질 수 없다던 아이가 장성하여 건강한 몸으로 군에 입대하니 남들은 슬프 아들을 지켜 주소서.
고 섭섭하며 걱정만 하는데 나는 오히려 감사만 나온다. 언제 어디서든지 항상 함께 하옵소서.
좋은 지휘관과 상관을 만나게 하시고, 서로 이해하며 협력하는 동료들과 제대하는
점심 식사 후 입영 장소에 가보니 입소할 많은 장병들과 같이 온 가족 친구들로 연 날까지 영육 간에 강건하게 하시고, 병영생활이 기쁘고 활력이 넘치는 시간이 되게
병장은 가득 차 있다. 아마도 어림잡아 사오천 명은 됨직하다. 간단하게 부대장이 환 하옵소서. 아들을 군에 보낸 모든 부모의 기도 일지도 모른다.
영식 인사말과 함께 입소식을 마치고 아들과 입영자들은 군 막사로 이동했다. 같이
온 부모들과 일행들은 조금이라도 더 볼모양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2005년 4월 19일
나도 30년 전에 군에 입대할 때에는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아침밥 먹고 같이 군 아들을 군에 보내면서
대 갈 친구들과 바로 논산 훈련소로 갔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섭섭했을 것이다.
부모가 되고 보니 부모님의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다. 항상 부모의 입장이 되어서야
이해가 되는 것에 못난 자식의 심정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들은 철원 최전방 GP 대성산에서 24개월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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