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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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 눈으로 가 아닌 긍정의 시각으로, 욕심으로 가 아닌 순수한 마음과 시각으로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하시고 참으로 좋았더라
하신 것과 같이 순수한 영혼이 살아있고 주체성 있는 사진을 추구하고자 죽으려 한다. 금년 봄부터 나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진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매번 계절과 일기에 따라 카메라를 손에 들고 촬영하고 있었고, 자연과 환경이 바
뀜에 따라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내려놓지 못하였다.
지금은 그룹 전시 중이다. 1차로 전시가 끝나고 2차로 순회 전시를 대기하는 중이다. 지금이야말로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
회라는 생각이 든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고백처럼 용기를 내본다. 이제 내 에고로 하던 것을 내려놓고 본질로 가기 위하여 나는 사진
촬영을 안 할 것이다.
나는 다시 새로운 시각으로 사진의 본질을 잡기 전에는 모든 공모전에 출품을 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모든 전시회며 촬영을 그만둘
것이다. 내 마음과 시각이 바뀔 때까지는 카메라를 잡지 않을 것이다. 그 기간이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몇 년이 될지 또한 영원히
사진을 못 찍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기고 승리할 것이다.
내 삶의 모토는 “하면 된다.”이다. 그러한 긍정의 신념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주위에 가족과 사진을 같이하는 회원님들이 용기와
힘을 실어 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이 일을 감당하려고 한다.
2010년 12월 11일 결단의 날
(나는 산오름 포토 전시 중 사진과 결별할 결단을 내리고 그렇게 좋아하고 하루라도 사진을 찍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생각을 내려놓고 24개월 간 사진을 찍지 않
았고 모든 공모전과 전시회와 초대작가로 가는 시전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모든 것이 한순간이고 헛되고 헛된 것이고, 그때 결단
이 참으로 잘한 것이라 생각된다.)
金吉煥 寫眞集 제3권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