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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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지난 60여 년의 세월이 주마등과 같이 스쳐가는구나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 나란히 다니면서 등치 큰 놈이 덤비면 둘이 힘을 합쳐 대들기 때문
에 3학년까지는 넘보는 녀석이 없었지. 소꿉장난하고 사방치기하며 겨울이면 냇가에서 썰매 타고 물에 빠지면 불 피워 놓고 나일론 양말 태워
먹고 부모님에게 혼나던 생각이며 물고기 잡고 딱지 치고 팽이 돌리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는 옛날 말이 되었구려.
인천으로 학교 다닐 때 있을 곳이 없어 서울 마포 우리 집에서 통학하며 고생도 하고. 작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맏형으로 가장으로 어
린 동생들 돌보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 지난 몇 년 전 잘 나가던 회사를 운영하면서 동업자의 배신으로 마음고생 많이 한다 하더니만 그때 스
트레스가 원인인가? 이제는 안정되는 줄 알았는데 …….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그대여!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시편 23편 1~2절)
그대가 살아생전 성경에 나오는 시편 말씀을 늘 묵상하고 좋아했다고 해서 비문에 새기노니 부족함이 없는 천국에서 행복하소서. 자유의 날개
를 펴고 번민과 스트레스가 없는 천국에서 이생에서 못다 한 생을 활짝 펴소서. 근심도 걱정도 아픔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영면(永眠)하소서!
2012년 1월 8일
사촌(친구)을 떠나보내면서
金吉煥 寫眞集 제3권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