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눈이 오면
땅에 그어진
슬픈 경계선도 하얘지고
지난해
기쁨을 주었던
수박밭도
장마로
슬픔을 주었던
고추밭도 하얘집니다.
하늘에 차이가
살다 온 만드는 소리 듣지 않고
눈이 땅에 내리면
계속 눈이 내리면
헐벗은 버티며
참나무가 하얀 눈 가르며
서 있는 산도
흐르는 개울물도
푸른 사람 따라 다른
소나무가 지나온 발자국도
서 있는 산도 하얘집니다.
흔적 없이 하얘집니다.
그러다 하늘에 살다 온
눈이 눈을 감으면
땅은 자기 색으로 경계를
만듭니다.
김필곤 목사(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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