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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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러블리, Lively, 50×50cm, oil on canvas, 2018
방과후 학교에서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를 즐기게 되었고 선생님들도 함께 하
Every Thing in Love, 97×130.3cm, mixed on canvas, 2019
게 되었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학부모 중 한 분이 조심스럽게 자신도 그
림을 가르쳐 줄 수 없겠느냐고, 어릴 적 너무 그림이 그리고 싶었는데 가난하
달 팽 이 고 배고프던 시절이라 그 꿈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게 아이들과 선
생님, 학부모가 어우러져 그림을 그리면서 맺어진 인연이 ‘빛그리미회’가 되어
느려도 된다 앞만보고 걷는다. 오늘까지 12 여 년의 세월이 흘러오게 되었다.
달팽이들이 느릿느릿 걷는다. 그러다
느려도 된다. 아주 반갑게 만나겠지 그 당시 김영자 작가 작품 ‘산절로, 물절로(162.2×130.3/oil on canvas)’는 징
언젠가는 만날테니까 둘이 만나 검다리를 건너는 아이들 중 맨 뒤의 가장 어린 아이의 한쪽 발이 물에 빠지
만날 것을 생각하며 또 하나의 아름다운 는 장면의 그림이다. 모두 아무 일 없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이 아니라 물에
열심히 또 열심히 세상을 만들겠지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아이가 작품의 커다란 의미를 낳게 한다. 아이들
이 자라나는 과정이 모두 순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아이라도 포
기하지 않겠다는 교육적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선정되어 평택교육청에 걸리
게 되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그로 인해 현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꿈꾸는 화
가가 된 것이다.
Every thing in Love(사랑의 모든 것)
이우 김영자 작가 작가의 작품 ‘Every Thing in Love(사랑의 모든 것)’에서는 우리가 세상을 살
아가면서 생이 마감될 때까지 우리들이 하는 모든 일들이 즉 삶의 흔적이 된
다고 하였다. 사람이나 동물 등 세상 만물이 삶을 이어가는 동안 각자의 흔적
을 만들고 있다. 작품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달팽이가 보인다. 느릿느릿 지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나간 흔적들이 바로 그들의 삶인 것이다. 달팽이는 연체동물로 자웅동체(암수
가 한 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만나 사랑을 한다. 멀리 있는 그들이
김영자 작가의 호는 이우(IOU, (利羽, 천사의 날개))이다 이우는 I Love You의 만날 수 있도록 오작교처럼 길을 만들어 놓은 것도 볼 수 있다. 작가는 그것을
약자를 딴 것으로 사랑, 박애 정신을 나타낸다. 작가가 교사시절 본인이 좋아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랑의 힘이라고 하였다.
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그림그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그림이 시골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는데 일조했다. “세상은 다양하다. 사람들의 생각도 다 다르다. 그것을 옳다 그르다 하고 싶지
방과후학교 운영을 위한 미술교육 강사를 구하기 어려워 직접 아이들을 지도 않다. 그런 생각들이 모여 하나의 사건이 되고 얘기가 되지 않느냐. 그것이 사
하게 된 것이다.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오늘의 람 사는 모습이고 역할이지 않느냐” 라며 작가는 그런 세상에서 그림과 함께
화가, 이우 김영자가 있게 된 것이다.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작품의
대주제는 언제나 ‘삶의 예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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