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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臥遊山水(와유산수) - 폭포마을, 38.0×65.0cm, 수묵채색과 매체혼합
찾아 진정한 소통의 장소로 표현했다. 작가는 “우리 고유의 산천(山川)은 한 법을 천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지와 헝겊 등의 배색이 주는
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하는 본원적 고향이자, 동경의 대상”이라며 “어 한국적인 색채감과 생동감이 수묵의 번짐과 깊이감에서 오는 차분함과 대조
릴 적 태어났었던 지리산자락의 향수를 요소요소에 넣어 종합적으로 완성했 되어 현대적인 산수화풍을 만들어 냈다.
다”고 밝혔다. 그래서 관람객들을 그림 밖의 위치에서 시선을 둔 보행자가 아
닌, 그림 속으로 들어가 거처하고자 하는 ‘가거자(可居者)’의 시선으로 이끈다. 산수화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의 관심과 공감
을 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싱그럽다’, ‘산뜻하다’, ‘방에 걸어 두고 싶
가거(可居)는 중국 북송시대의 화가 곽희의 산수화론서 <임천고치(林川高致 다’는 평은 작가 의도와 부합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반
>에 나오는 내용이다. 곽희는 산수 자연을 볼만한 경치 가망(可望), 볼만하니 응은 그의 원활한 소통능력도 한몫했다. 현재 (사)한국미술교육학회 이사이
가보고 싶은 경치 가행(可行), 가서 보니 노닐고 싶고 싶은 경치 가유(可遊), 놀 자 보절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 김기나 작가는 관람객들이 보다 작품을 이
다보니 거처하고 싶은 경치 가거(可居) 총 4단계로 구분했다. 이 중 최고의 경 해하고 일반인들도 미술문화와 쉽게 교감할 수 있도록 미술이해 감상을 위
치로 꼽히는 가거(可居)는 가장 이상적인 꿈의 경치로써 작가가 작품을 통해 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인문학적 강좌(‘비밀을 푸는 명작기행’)의 전담강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맥을 같이한다. 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전국의 초중등 교사와 대학 교수들이 미술 감상 수
업을 위한 커리큘럼을 연구하고 국내외 학술 논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도모
작가는 “동양은 자연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본다. 흙을 자연의 살, 물을 자연의 해서 미술 감상 대중화와 시각문화 활성화를 위해 중학교 미술교과서(도서출
피, 나무를 자연의 머리카락, 바위를 자연의 뼈, 안개를 자연의 입김으로 마치 판 해냄)를 집필하고 문화유산 교육지도사3급(영어) 자격을 취득하는 등 적
살아있는 인간의 몸체에 비유해 왔다. 예로부터 집을 산자락에 짓는 이유도 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로 인식하기 때
문”이라며 “작품에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모습과 풍속이 면면히 살아있다. 그 작가는 “작품이 지녀야 할 존재의 의미를 관람객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들에
래서 이를 감상한다는 것은 그 속에 깃든 우리 고유한 정신과 맥을 같이 하는 게 그림을 볼 수 있는 혜안과 미학적 접근 능력을 길러주는 미술관, 박물관 등,
것이자 와유(臥遊)의 정신을 이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문화이해교육을 활성화 시킨다면 장차 미술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
이며 앞으로도 현대인들에게 감상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을
김기나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지와 헝겊 등 매체의 사용이다. 이들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현재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국내외 전
매체는 옛사람들의 산수 유람과는 다른 현대의 유람을 나타내는 중요한 재료 시를 준비하면서 미술관 에듀케이터, 갤러리 설립을 기획하고 있으면서 한국
가 됐다. 투명한 색감과 재질감이 두드러지는 한지와 헝겊을 통해 입체적인 적 회화가 전통적 미감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일반적이고 대중화되기를 기대
효과를 내어주고 흥미로운 감상을 끌어냈다. 작가는 “산수화도 현대적인 감각 하는 바이다. <출처: 뉴스메이커 신선영 기자>
과 관점이 필요하다. 전통 산수화의 경직성과 고루함에서 탈피한 발상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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