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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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臥遊山水(와유산수) - 梅谷鄕(매곡향), 68.5×136.5cm, 수묵채색과 매체혼합
臥遊山水(와유산수) - 꽃을 피우다
2019. 8. 14 – 8. 20 인사아트센터 (T.02-736-1020, 인사동)
김기나 제7회 개인전
김기나 작가의 작품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서 집을 짓고 거처하고 싶은 마음 을 혼용(混用)함으로써 전통 수묵산수화풍을 탈피하여 현대적 표현을 시도
을 불러일으킨다. 형형색색의 꽃 더미 속에 파묻힌 동화 속 같은 예쁜 마을들 하고 있다.
과 운무와 연봉, 묵묵히 뿌리박고 있는 거대한 바위덩어리와 고목에서 여울지
는 화사한 꽃들이 마음의 여유와 정신적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특히 작품마 잊혀져가는 전통과 옛 정신을 살리면서 오늘을 사는 작가로서 그는 자신의 작
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소담스런 꽃송이는 흰 눈을 연상시키며 꽃 더미 속에 품을 통해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친밀함으로 다가가서 관객과 소통을 원
파묻힌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고자 한다. 그가 주로 표현한 산과 물과 나무 그리고 목가적 풍경들이 누구
에게나 행복으로 다가가서 작가가 추구하는 와유(臥遊)정신이 자리하기를 바
臥遊정신의 발현 란다. <임재광 교수 미술평론가>
작가 김기나(Kim, Ki Na)가 자신의 그림에 붙인 와유산수(臥遊山水)라는 제
목에는 미술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전통적 세계관이 들어 있다. ‘가거자(可居者)’의 시선으로 그림 속에 들어가는 심상의 세계
와유산수(臥遊山水)는 늙어 거동이 불편할 때 젊은 시절 다녔던 명산대천(名 김기나 작가는 산수화를 ‘와유(臥遊)의 사유(思惟)정신’으로 보고 나름의 경지
山大川)의 풍경을 벽에 그려놓고 누워서 즐겼다는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 를 만들어 냈다. 작가는 “원래 산수화는 만리(萬里)의 경치를 지척(咫尺)에 두
代) 종병(宗炳)의 일화에서 따온 말이다. 종병(宗炳)의 그림에 대한 태도는 자 고 애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다” 며 “그림 속 무릉도원의 이상향
아성찰(自我省察)이라는 심오한 경지로부터 보고 즐기는 대상으로서의 소박 에 대한 갈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갈구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한 마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무릉도원의 이상향을 자연의 순수한 모습에서 찾았다. 사회가
김기나는 단청(丹靑)을 연상시키는 오방색(五方色)의 한지와 헝겊, 수묵채색 다변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얻고자 하는 정신적 위로와 꿈의 방편을 자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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