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이재강 개인전 2025. 12. 17 – 12. 23 갤러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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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형태 이전에 붓끝이 숨을 쉰다.
뇌의 한 귀퉁이에서 꺼집어 내 온 기억들은 그 기억의 기원이 있으리라.
캔버스를 앞에 두고 숨을 한껏 들이쉰다.
걸신들린 듯 하던 그림은 잠시 멈추고 오늘은 객관적이 되고 싶다.
직관을 가지고 그려내는 객관은 누구의 흉내도 아닌 결국에는‘나’만의 것이어야 한다.
작업을 하다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비교적 평이하게 살아온 시간들은 진정한 작가가 되기에는 미흡하지 않을까...
그런데 붓끝은 이미 평탄하지 않다.
가다가 구부러지고 구부러지다 동그리고 앞뒤로 춤을 추다가 곧게 벋는다.
2019년 2월 갤러리이즈 에서의 개인전 이후, 2025년 12월 같은 장소에서 전시를 한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많은 전시를 했지만 동일한 곳에서 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로서의 나
에게는 특별한 시점이다.
본 전시는 2 그룹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 그룹은,
이스라엘 여행 때 보았던 자연 풍광에서 받은 감상을 색종이 작업으로 시도한 뒤에 본격적으로 캔버스
에 이미지화하였다.
멀리 바다(갈릴리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서 2000년 전 한 사람을 생각하며 문득, 바람 부는 자연 속에
스며져 있을 광대무변한 이야기들을 조금이나마 그림으로 풀어내 보고 싶었다. 그림 속 수많은 점이나
흔적(얼룩)들은 그 자체가 하나하나의 이야기! 또한 그어지는 선들은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현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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