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샘가 2023년 5-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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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꽃


                  꽃잎 하나로 태어나던
                  꽃잎 일곱으로 피던
                  꽃은 꽃이고

                  바람 불면
                  같이 흔들리며
                  목마르면 같이 고개를 숙입니다.


                  화려함 잠들어
                  홀로 피어도
                  꽃은 꽃이고

                  열매 없이
                  하루를 살아도
                  꽃은 초라하지 않습니다.


                  흔한 꽃이어서
                  보는 이 없어도                     꽃잎
                  꽃은 꽃이고                       하나로 태어나던
                                               일곱으로 피든 꽃은 꽃이고
                  시선 끌기 위해
                  성형하지도                        어떤 꽃이든
                  외로움으로 자살하지도 않습니다.            오래 햇빛 머물면
                                               시들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
                                               무덤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시든 꽃도 꽃은 꽃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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