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권숙자 개인전 2025. 10. 1 – 11. 15 권숙자안젤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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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긴 새들이 사는 우망에서 나는 사람이 사는 세상과 같은 삶의 원리를 배우며, 이 우주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신비
                 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삶의 정원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목이 긴 새들로 부터 배울 수 있었다.


                 Section3 - 청덕시대
                 눈이 커서 슬픈짐승이여!
                 시인이 노래한 시詩처럼 청덕집 맞은 편 언덕을 오르면 뿔을 잃고 슬픈 눈망울을 굴리는 사슴들이 실고 있었다. 고매한 눈매의
                 사슴들을 만나면서 나의 화폭의 변화도 이루어졌고, 뿔을 잃고 갇혀 있는 사슴의 애달픈 모습이 나의 화폭을 채웠다.
                 부조(Relief)기법은 점점 깊어지고 뿔을 생성시키며 사슴 등에 <아담과 이브>를 싣고 자유롭게 자연 속을 달리는 사슴을 그리
                 곤 했다. 그것은 인간이 갈망하는 자유! 또한 뿔을 잃은 사슴이 갈망하는 자유의 삶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슴 등에 실려 달리는 <아담과 이브>의 주제를 다루게 되는 것은 이 세상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
                 였고, 생명체들은 모두 자유를 갈망하였다. <아담과 이브>의 원초적인 조화는 세상을 이루는 가장 아름다운
                 화합이기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신비한 존재이기도 했다.

                 뿔을 읾은 사슴을 만나면서 <싱처를 승화> 시켜 <치유>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때 부타 <이 세상의 산책>이 이어지며 내 삶의 발걸음은 세상을 두루 산책하는 것이고,
                 사람과의 만남도 자연과의 만남도 <이 세상을 산책> 하는 나들이가 되었다.




                 Section 4 - 묵리시대
                 묵리 시대는 사랑과 향기를 뿜어내는 호수와 오리들과 피고 지고 다시 되살아 나는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마을이다.
                 일몰의 해저음 앞에 있으면 삶에 대한 숙연함을 느끼며 나의 화폭은 자연 속 인간을 작게 표현하는 <무한소>의 형태로 이루어
                 진다.
                 그런 표현은 삶이나 거대한 자연 앞에 <겸허>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눈뜨면 숲속에서는 새의 합창이 명곡이 되어 청각을 두드리고, 해저음 바
                 라보며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할 고뇌가 노을에 실
                 려 하늘로 떠 다닐 때 안젤리 성城에서 보이고 들리는 아름답고 그립
                 고 애달픈 형상과 색상들!

                 묵리는 작은 강원도라는 별명을 지닌 골짜기로,
                 그 안에 예술가들이 노니는 안젤리 성城에 모이는 많은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작품을 감상하고 담소하는 것도
                 명화의 장면이 된다.
                 내가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묵리는 푸른 바다 같은 상처도
                 있지만, 사랑과 나눔을 통한 보람과 미래를 꿈꾸는
                 <문화의 등불>을 밝힐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묵리시대의 나의 화폭은 저부조, 중부조, 부조의 기법을 극대화
                 시켜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해 가고 있다. 자연속에 인간이
                 없으면 생명의 활기가 없는 듯하고, 인간 삶속에 자연이 없으면
                 물기 잃은 메마른 남무와 같기 때문이다.
                 묵리시대에 나는 <사랑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
                 속에 인간의 숨소리는 더욱 생기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의 그림 인생은 우망시대,청덕시대,묵리시대를 거치면서 화폭에 옮겨지는 모든 인간과 사물은 변화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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