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전시가이드 2024년 10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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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어, 162.2×130.3cm, 수묵채색
(談論化)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준호작가의 미술 회화(繪畵)적 감성의 다. 작가가 추상회화의 길에서 실험하고 고뇌하는 모습은 그가 표현하는 생명
집합은 인위적인 수리적 정수를 벗어나 필선의 자유로움과 우연성을 함유(含 력질긴 잡초근성에서 진일보하는 필선의 자기완성 과정이다.
有)하고 있다. 일반적 회화의 방식은 점, 선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필선 집합체
인 면과 색에 더해지는 빛과 형상(形像)등 작가 저마다의 다양한 개성으로 표 근작 ‘무엇이 되어. 100F. 수묵채색. 2024’에 나타나는 선묘로의 발전은 전작
현될 수 있으나, 유준호의 선묘를 통한 한국화추상회화는 회화의 제일 기초를 의 불규칙성을 다소 의도적으로 일정한 규칙을 가지게 하고 레이어의 반복적
이루는 “점에서 시작하여 선으로 잇는” 최소한의 행위를 통해 동양철학의 윤 접합을 통하여 한국화의 정통성을 내재한 현대적 추상을 담론화 하고 있다.
회정신을 연상케 하는 화면 가득한 작가의 외침으로 메아리친다. 모노크롬(Monochrome)적 추상회화의 느낌 속에 절제된 색채가 살아 숨 쉬
고 있음을 찾아내면서 작가 고유의 수묵 추상회화의 생명력을 찾는 여정을 이
입체파, 액션페인팅 등 추상회화표현 작가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창작의 말 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추상회화란 무한 공간의 연장선상에 따른 발전된 선
년기 선묘추상을 표현했던 ‘빌럼 데 쿠닝’ (Willem de Kooning. 1904-1997) 의 표현으로 감상자로 하여금 추상회화의 상상력을 더욱 확대 하도록 자극하
의 작품 [untitledⅥ. 1986’. ‘untitled from Quatre lithographies. 1986]등 은 여 준다. 단순화된 배경위에 각 레이스(lace)의 명암과 응집된 형상을 레이어
작가의 원초적인 행위로 돌아가 가장 순수한 선묘표현의 완성을 이룬 것으로 (layer)를 겹겹이 포개면서 시간의 흐름을 통한 이야기의 다양성을 통해 작가
평가되고 있다. 그의 말년에 병색이 있음을 알면서도 긍정적인 평을 받는 원 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진화해 나갔다. 근작 역시 전작의 연장선상에
천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정신이 육체적 제한을 넘어서 우선시 되는 서 이어지기에 어찌 보면 굳이 수묵화라는 수식어보다 그저 단순히 그림을 그
회화세계를 근본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심미적으로 인정하여 준 것이라 본다. 리는 행위 자체만을 생각하며 여타의 형(形) 또한 단순화함으로 구상과 비구
쿠닝은 아마도 말년 병환이 없더라도 선묘추상의 길로 자연스레 들어가 그의 상의 요란스러움도 배제 하고자 한다.
평생의 창작의 길을 완성 하였을 것이라 본다.
한국화가 류준호는 선(線)으로 합(合)을 이루는 집합(set)에서 선묘(line
한국화가 류준호의 전작들은 절제된 묵선을 통한 동질의 레이어(layer)를 혼 drawing)로의 미학을 그가 천착하는 수묵과 함께 최대한 절제하고 간결한 기
재해주면서도 잡초와도 같은 불 특정된 필선의 합과 적절한 여백이 야생에서 법으로 작가만의 독창적 창작의 세계를 완성해 나가는 여정에 있다.
피어오른 잡목의 이미지로 수많은 시간의 흐름과 자연 속에 방치된 무질서 속
의 숨겨진 서정적 감성을 표현하였다. 잡초 또는 잡목으로 전달되는 류준호의 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나는 앎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농묵, 중묵, 담묵을 포함한 갈필의 필선은 우리의 전통적인 수묵화에 기반 하 옛 것을 좋아해 그것으로 부지런히 탐구해 온 사람이다.)
고 있으나 필선 하나하나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기엔 무의미함을 이야기 하였 - 논어. 7편 술이(述而) 제1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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