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전시가이드 2021년 06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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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대지 The Good Earth, 2021, 목판에 옻칠, 삼베, 한지, Ottchil (Korean lacquer), Hemp cloth, Korean paper on wood, 122x162cm
러 귀금속을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며, 단순한 결합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
는 화폭을 구성하며 그 과정이 작품 속에 담겨진다.
옻칠과 함께한 삶
삶의 한가운데, 조용한 울림
채 림 작가 옻칠은 “피어난다.” 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어두웠던 색상이 점차 밝아지면서
스스로의 빛을 발한다. 채림은 이러한 옻칠의 변화에서 삶의 치유와 회복을 본
다. 다양한 색이 복잡하게 얽혀 어우러질 것 같지 않지만, 결국에는 저마다의
색을 환하게 드러내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채림 작가는 2000년 보석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2014년부터 옻칠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옻칠회화와 주얼리 아트를 결합한 장르를 현대미술로 작업은 채림에게 내면과의 만남이 된다. 여행을 하거나, 일상 속에서 봤던 기
접근하면서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통을 재해석하며 현재까지 억 속 풍경들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투영되며 옻칠, 한지, 삼베, 자개 등 자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가 관심을 가지게 된 현대미술 연적인 소재가 이런 풍경들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자아낸다. 작품은 완성형으
의 옻칠과의 만남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도전정신과 맞물리게 되었고 로 존재하지만 끊임없이 무의식 속 익숙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친숙한 향
우리의 삶에 녹아있는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하여 그 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鄕愁)는 관객에게 말을 건다. 과거로부터 비롯되었을 이 목소리는 삶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현재 진행형의 조용한 울림이다.
온도와 습도에 변화를 주어 옻의 다양한 질감의 표현방식을 찾아 작업을 하는
작가는 보석 세공 장인들과 협업하여 순은, 황동, 도금, 진주, 자개, 보석 등 여 옻의 마티에르에 집중하며 한지와 금박, 은박, 금속가루 등을 사용한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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